<업계로터리>현대중공업 우울한 월급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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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월급날인 10일,현대중공업 임원.사원들에게는 매우 우울한 날이었다.무노동 무임금이 철저히 적용돼 별로 받을 것이 없는데다뗄 것까지 일부 떼어버려 얄팍한 7월분 월급봉투에는 한숨만 남았기 때문이었다.아예 한푼도 못받은 근로자도 상 당수였다.근로자들에게는 부분파업(1~19일)과 직장폐쇄기간(20~31일)이적용됐고 임원.사무직 사원들에게도 직장폐쇄기간이 엄격히 적용됐다. 이에따라 회사측이 지급한 7월분 총 노무비는 1백67억원으로 올해의 월평균 3백20억원보다 1백53억원(48%)이 줄었다. 조합원 2만1천8백5명의 1인당 월평균임금은 1백12만원이었으나 7월에는 53만9천원에 그쳤다.여기서 세금.의료보험료.국민연금.주택부금 등을 제하고 나니 실수령액은 27만9천원에 그쳤다.순수 기능직 사원은 26만7천원을 받았을 뿐 이다.
회사측은 일괄 공제해 불입해주던 적금을 이달은 공제하지 않고지급,개인이 내도록 했다.이를 공제했을 경우 급여부족자는 6천4백80명에 이르렀을 것으로 집계됐다.회사측은 급여부족자의 적금을 공제했더라면 기능직 근로자의 평균 실수령액 은 12만원에불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의원.소의원.기동대.풍물패.선봉대등 파업을 주도했던 1천여명은 임금을 거의 받지 못했고 이중 2백여명은 아예 한시간도 일을 안해 급여가 한푼도 없었다.
과거 파업 때는 선의로 일을 못한 근로자에게는 임금을 주고 적극가담자에게는 월급을 안주다 파업 종료후 위로금 형식으로 일시불로 지급했으나 일한 시간을 철저히 따져 임금을 계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申翼鉉전무는 『나중에 임금을 보전해주다보니 해마다 분규가 발생하는 것같다』며 『이에따라 올해는 반드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킬 방침이어서 과거와 같은 사후보전은 없다』고 말했다.
〈趙鏞鉉.黃善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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