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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회' 간첩단 수사할 때 청와대 386과 갈등설 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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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와대가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으로 지목한 임채진(55.사진) 법무연수원장은 10일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청와대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 지금 시점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사실상 총장에 내정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임 원장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면서 조관행 당시 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 '바다 이야기' 게임 관련 비리 수사,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처리했다. 일심회 수사 당시 청와대 소장파들과 갈등을 빚어 '강성' 이미지가 부각됐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 후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그가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청와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무부 검찰 1, 2과장을 거쳐 현 정부에서 2년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직한 기획통이다. 검찰국장 시절 사법개혁, 형사소송법 개정,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면서 과감한 소신 발언으로 외풍을 막아냈다. 2005년 6월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일제 시대 경찰은 식민지 수탈의 도구였다'고 표현해 경찰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임 원장은 검찰권에 대해서도 "국민이 부여한 것으로 절대 남용되거나 오용돼선 안 된다"며 절제를 강조해 왔다. "품격 있는 수사"라는 표현도 즐겨 썼다. 평소 정치권과 거리를 유지해 온 만큼 내년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신임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임 원장은 한때 총장 후보 물망에 오른 안영욱 현 서울중앙지검장의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다.

◆약력=▶경남 남해 ▶부산고 ▶서울대 법학과 ▶사시 19회 합격 ▶법무부 검찰 1, 2과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법무연수원장(2007년 2월~현재)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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