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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활새풍속>21.宅配서비스-항공권.극장표까지 배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서울 뚝섬의 액세서리 전문업체 스테프양행에 근무하는 金善美양은 지난달초 22번째 생일을 맞았다.그러나 이날 생일은 단순히한살 더 먹는다는 기념 이상의 뜻깊은 날이 됐다.
『오전10시쯤 됐을까요.사무실로 장미와 안개꽃이 어우러진 예쁜 꽃바구니가 나에게 배달됐어요.그리고 예쁜 카드엔 「사랑한다」는 고백이 씌어 있었습니다.』 6개월전 회사 선배로부터 소개받은 남자친구가 꽃배달 전문업체인 「팅커벨」에 의뢰,사랑의 전령을 보냈던 것.
이날이후 남자친구에 대한 「믿을까 말까」하던 어색한 감정은 「믿을수 있다」는 사랑의 감정으로 자연스레 변했다고 전한다.
오전 6시.서울 도봉구 창동 주공아파트 李赫基(41.회사원).金信慧(39)씨부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현관문 앞에 놓인 마즙과 녹즙을 들이킨다.한달전 홍보전단을 보고 건강식품 宅配업소인 태웅식품에 전화한 것이 인연이 돼 이제는 아침마다 신선한 야채즙을 앉아서 마실수 있게 된것.물론 월 7만원정도의 비용은 든다.
『이전에는 직접 녹즙을 만들어 먹었는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날마다 시장을 봐야하는 번거로움이 말이 아니었어요.이젠 편히 앉아 신선한 녹즙을 마실수 있게 돼 여간 좋지 않아요.』 金씨경우처럼 태웅의 새벽야채즙을 현관문에서 만나는 고객만 전국에 1만여명에 이른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자신이 있는 곳에서 원하는 품목을 받아볼수있는것.이를 소위 「宅配」「C-ourier」「Door to Door」「Smallpackage」 서비스라고 한다.이같은 배달서비스는 이제 우리곁에 너무 가깝게 다가서 있다 집에서 중국음식.치킨 혹은 피자를 시키는 것쯤은 이젠 옛얘기가 됐다.책은 물론 항공권.극장표까지 집으로 배달되고 쇼핑마저 대신할 정도가됐다.한국물류협회가 추산한 올 택배시장은 약 3천억원.2~3년후면 2조원의 잠재력이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이때문에 전문적인 대규모 화물택배회사만 11개사가 있고 30개사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물론 상품서비스차원에서 택배를 하고 있는 업소는 수만을 헤아린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 예전카드에 근무하는 金賢珠씨(27.여)에게 택배는 마음의 양식을 배달하는 고마운 존재.
『3년전부터 책배달 전문업체인 한국독서문화원에서 책을 구입하고 빌려도 봅니다.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매주 문화원직원이 수십권의 책을 갖고 사무실에 옵니다.원하는 책을 권당 7백원에 빌리거나 구입하고픈 책이 있으면 신청만 하면돼요.1 주일에 평균2권정도 양서를 읽을수 있는건 순전히 이 택배덕이죠.』 동남은행 등촌지점 姜모씨(28)는 남편과 함께 휴가를 위한 서울~속초간 항공권을 보름전쯤 전화 한통화로 해결했다.자신이 갖고 있는 비자카드의 항공권택배서비스를 이용했더니 카드사에서 예약과 배달(등기우편)을 해결해 준것.아시아나항공 이 비씨.비자.위너스등 5개 카드사와 연계 실시하고 있는 항공권택배서비스는 PC와 팩스를 통한 신청도 가능할 정도로 일반화돼 있는 실정.
모두가 소비자 있는 곳으로 찾아가다 보니 우리의 주식인 쌀마저 현관문을 두드린다.농협이 지난 3월부터 시작한 농협쌀택배제는 하루평균 2백여부대의 주문이 밀리고 있다.이제는 회원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주문물량을 모두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한국독서문화원의 尹錫武상무(43)는 문앞에까지 소비자를 찾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현대인은 기본적으로 바쁩니다.따라서 시간이 나면 쉬고 싶어하죠.마음의 양식을 전달하는 책조차도 시간을 내 사기 어렵다는얘깁니다.그러니 누구든 소비자의 현관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잖습니까.』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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