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나이키에 유니폼 후원액 4년 700억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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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니폼의 새주인 찾기에 나선 대한축구협회가 12년간 대표팀을 후원해온 나이키 측에 7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후원액을 제시했다. 현금 260억원을 비롯, 각급대표팀 유니폼과 물품과 이벤트비 등을 포함한 액수다.
 
축구협회 이사회는 지난달 28일 계약기간은 4년으로 못박고 나이키가 제시한 현금 200억원+물품·이벤트비 안을 반려했다.

축구협회 집행부는 최근 현금 후원액을 260억원으로 늘린 수정안을 나이키측에 최종 제안했다. 또 지난 계약 때 말썽을 빚은 축구화에 대한 블랙아웃((black out·타사 로고를 검게 칠하는 것) 조항의 삭제도 함께 요구했다.
 
현금 260억원은 지난 2002년 계약했던 현금 150억원보다 75% 상향된 액수다. 유영철 축구협회 홍보국장은 "아시아나, 현대자동차, KT, 하나은행 등 축구협회 스폰서들도 평균 70∼80% 인상된 액수에 재계약했다. 메인 스폰서 역시 이 기준에 맞췄다"고 말했다.
 
나이키가 축구협회와 협상할 수 있던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은 계약 만료 90일 전인 지난 9월 30일 끝났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17세 이하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과 추석 연휴로 인해 이사회의 결정이 늦어졌다는 점을 들어 우선 협상 기간을 오는 22일까지 연장해줬다.

축구협회는 이 기간동안 아디다스 푸마 등 경쟁사들의 제안도 받아 보겠지만 나이키가 축구협회의 안을 수용한다면 곧바로 재계약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전달한 것이다.

나이키의 한 관계자는 "축구협회로부터 수정제안을 받았다. 심도깊게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뛰어넘는 아시아 최고액
 
축구협회가 마련한 이번 안은 최근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대표팀 유니폼 후원 인플레이션 추세와 발맞추고 있다.

독일축구협회(DFB)는 최근 아디다스와 계약을 연장하며 2018년까지 2억4000만유로(약 2800억원)를 받게된다. 일본축구협회는 지난 해 말 기존의 스폰서사인 아디다스와 8년간 150억엔(약 1230억원)이라는 장기계약에 성공했다.

연간 18억엔(약143억원)이 넘는 스폰서 금액은 일본이 지난 2004년 맺었던 기존계약보다 2배가 넘는 금액이다. 축구협회가 4년간 700억원 후원 계약을 성사시키면 연간 175억원을 받게 돼 일본을 뛰어넘어 아시아 최고를 기록하게 된다.
 
만일 나이키가 거부하면
 
나이키측이 오는 22일까지 축구협회의 최후 통첩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축구협회는 이미 제안을 받은 아디다스 푸마 측의 요구안을 나이키측에 공개해야 한다. 나이키 측이 경쟁사들의 요구보다 많은 조건을 제시하며 축구협회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협상권이 없는 아디다스와 푸마측으로서는 나이키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나이키측이 이마저도 거절한다면 축구협회는 아디다스와 푸마측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 새로운 파트너십 계약 체결에 나선다.

나이키의 관계자는 "우리는 축구협회 후원사 경쟁에서 밀린다는 생각을 추호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 관계자는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최대한 빨리 우리의 제안서를 축구협회에 접수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최원창 기자 [gerrard@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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