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연봉 전문직 여성, 결혼은 힘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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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전문직 30대 미혼 여성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유행을 선도하고 엄청난 구매력과 문화소비를 즐기는 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들은 분명 집에서 시집 못가 애물단지 취급받는 올드미스와는 다르다. 커리어와 성공을 지향하는 그녀들을 일컬어 이젠 올드미스가 아니라 ‘골드미스’라 부른다.

그러나 결국 그녀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혼 문제를 빼 놓을 수 없다. 3일, KBS 1TV ‘수요기획’에서는 ‘골드미스, 우리 결혼할 수 있을까?’ 편을 방송했다.

연봉 8억원에 토익계의 여전사라 불리는 영어강사 유수연씨, 홍보대행사 CEO 함시원씨, 충무로의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고윤희씨, 출판사 대표 구모니카씨, 레스토랑 경영과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유지영씨, 국내 유수의 광고대행사의 권은아 국장. 이날 방송에 출연한 그녀들의 공통점은 바로 30대 중반의 전문직 그리고 미혼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밖에서는 여대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커리어우먼. 그러나 다들 결혼은 힘들고, 집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한다. 억대 연봉의 능력 있는 여성이 정작 결혼은 힘들다는 것.

왜 그럴까. 대부분의 골드미스가 바라는 배우자는 30대 전문직의 미혼남으로 자신의 취미나 생활을 즐기는 골드미스터. 하지만, 정작 골드미스터가 바라는 배우자는 골드미스와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일단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 보다는 나이와 외모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아내보다는 조금 더 우월한 위치에 서고 싶은 남성들에게, 아내의 높은 학력과 커리어는 오히려 부담요소로 작용한다는 것.

남성들은 골드미스에 대해서 “눈이 높다, 이기적이다, 부담스럽다, 가정적이지 않다”라며 결혼상대자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골드미스가 가진 억대 연봉 역시 큰 이점으로 작용하지 못한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내가 경제력이 있는데 굳이 아내가 밖에 나가 돈을 많이 벌 필요는 없다”며 “일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있어줄 아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결혼시장에서는 능력 있는 직업여성보다는 젊고 예쁜 여성을 선호한다. 30대의 나이는 골드미스들의 약점일 수 밖에 없다. 골드미스들은 “남자는 20대에도 30대에도 40대에도, 원하는 배우자의 나이는 20대”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한 결혼 정보업체를 찾아 연봉 2억의 홍보대행사 CEO 함시원씨에게 맞는 배우자감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1만 명의 남성 회원 중, 함씨 같은 여성을 원하는 회원은 단 6명. 이에 커플 매니저마저 난색을 표했다.

부모세대들 역시 일단 아들보다 능력 있고 돈 잘 버는 며느리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다. “콧대가 높을 것 같다”, “아들이 기죽어 사는 모습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 부모 세대의 반응.

결국 골드미스들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결혼상대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녀들은 결혼보다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 사회적인 분위기도 작용했다고 말한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는 캠페인 등이 바로 그 것.

1970년대 초, 산아제한 정책과 함께 그녀들은 사회의 일꾼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리고 열심히 일에 매진하는 사이 결혼 적령기를 놓쳐버린 것.

그런데 어느 정도의 사회적 위치와 성공을 가지자, 이제는 오히려 나이와 성공이 결혼의 걸림돌이 되어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

유지영씨는 “골드미스는 사실 바보들이다. 영악하지 못해서, 이 나이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여자들이 동경하나, 그 여자이고 싶지는 않은 여자들”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졌다. “같은 여자로서 공감 한다”, “좋은 아이템이었다”라는 글들과 함께 “솔직히 골드미스라고 불리는 여자들은 눈이 너무 높다”, “대한민국 1% 이야기”라며 부정적인 시선을 나타낸 이들도 있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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