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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이번엔 인도양 패권 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과 인도가 인도양의 '해양 패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최근 발표한 '신해양군사전략' 보고서에서 인도양 진출을 노리는 중국 전략 핵잠수함의 위협을 집중 부각하며 이에 맞서 군비를 증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인도 권위지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를 인용해 "인도 정부가 최근 중국을 겨냥한 신해양군사전략을 발표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도 해군은 내년에 러시아로부터 핵잠수함 한 척을 임차해 이르면 2010년까지 전략 핵잠수함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는 "국방 현대화를 추진해온 중국이 인도양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맞서기 위해 핵잠수함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적군에게 '2단계 핵 타격(선제 핵 사용에 이은 후속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 중에서 가장 믿을 만한 것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 핵잠수함"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해군은 핵미사일 발사 수단으로 현재 이동식 장치 외에 수호이-30MKI 전투기에 적재해 투하하는 능력까지 확보했지만 잠수함 발사 미사일 전력은 완전하게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략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해 인도 해군의 미래 작전 능력에 심각한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래식 잠수함에 비해 전략 핵잠수함은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잠항 시간이 길고, 은밀하게 핵무기를 발사하기에도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인도 해군은 자체 개발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다섯 차례 정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인도양 안보 불안 자극=중국은 최근 몇 년간 미얀마 군사 정권에 공을 들여 이 나라를 거쳐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출해권(出海權)을 확보했다. 믈라카 해협을 통하지 않고 미얀마를 통해 자국산 제품을 수출하면서 이곳을 해상 군사기지로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길을 뚫음에 따라 중국 해군은 태평양 위주의 '일양(一洋: 한 바다) 전략'에서 두 바다를 동시에 활용하는 '양양(兩洋: 두 바다)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입장에서는 육상 국경선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이 인도양에까지 진출함으로써 해상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제4세대 전략 핵잠수함(094급)까지 확보한 중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을 배치하면서 인도의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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