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대란 즉각 끝내라(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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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른바「교통대난」은 무조건 끝나야 한다.철도와 지하철은 무조건 정상화돼야 한다.
우리는 논리를 따지기 전에 파업에 들어간 철도와 지하철 근로자에게 호소하고자 한다.이런 파국적 상황이 오기까지엔 분명 일을 잘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고,사리에 맞지 않은 경우가 오래 축적돼 왔음도 짐작할 수 있다.그러나 그런 잘잘못의 구분이나 사리의 문제를 따지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우선 당장은 철도와 지하철의 정상운행에 나서라고 호소하고 싶다.
파업이후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당장 수많은 국민이 생업에 지장을 겪고,1학기 막바지에 학생들의 수업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이동할 수 없으면 생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이 현대사회다.이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지장을 주는 것은 곧 생을 방해하고 지장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파업에 들어간 근로자나 그 가족까지도 당장 영향을 받을 것이다.
뿐 아니라 화물수송에 지장을 주어 생산·수출에 위축을 가져오고 지역적 수급불균형으로 물가상승·물자난의 사태가 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우리 경제의 규모도 커졌다지만 철도파업이 미치는 직·간접 피해가 하루 5백억원으로 추정 된다니 이런 피해를 보고도 경제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있겠는가.
우리는 근로자에게 임금과 노동조건의 향상·개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안다.그러나 지금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해 노조측이 동원한 수단은 너무 엄청나고 심각한 것임이 분명하다.말하자면 너무「큰 칼」을 너무 급하게 휘두른게 아닌가. 당장「교통대난」→국민의 생업지장→경제타격이란 국민적·국가적 차원의 재앙이 몰아닥치는게 보이지 않는가.게다가 국민의 짜증·고통·스트레스 등정신적·정서적 손실은 표현하기도 어렵다.우리는 막상 파업에 들어간 근로자 자신들도 이런 결과가 오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선 철도와 지하철을 무조건 정상화시키고 요구조건을 둘러싼 시비·곡직을 가리는 일은 그 다음에 하도록 호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근로자들의 구속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지금의 파업이 부법인만큼 파업기간이 길어질수록 구속자가 늘어날 것은 뻔한 일이다.그런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기습적으로 기관사들을 덮쳐 다수 연행한데 대한 감정상의 문제도 있을줄 알지만 문제를 풀고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이성·합리성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이때야말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국민이 바라는 것을 깊이 헤아려보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
우리는 이번 일을 보고 정부에 대해서도 꼭 할말이 있지만 좀 뒤로 미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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