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대생 음주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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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의 대학에「술고래」들이 늘어나고 있다.지난8일 워싱턴 포스트가 美대학내 음주 현황에 관한 보고서들을 종합해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美대학생들의 음주는 교내 성폭력.에이즈등과 더불어 캠퍼스의 3대 현안으로 꼽힐 만큼 심각한 상 황이라는 것.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것에 의하면 음주의 급증 경향은 여대생들 사이에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한 예로 여대생들이 음주시「인사 불성」이 될 만큼 만취하는 경우는 77년의 10%에 비해 93년에는 3배인 35%.같은 기간 남학생 들의 만취율이 20%에서 40%로 늘어난 것에 비해 볼때 절대 수치는 떨어지지만 증가율은 1.5배나 높은 추세다.응답자들에 따르면 또 전체의 42%가 지난 2주 사이에 만취한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같은 또래의 일반인들 가운데 33%가 같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것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학생들의 음주는 학점과도 상관 관계가 엿보인다.학점 평균이 A인 학생들이 주당 평균 3.6병의 맥주를 마시는데 비해 학점이 D수준인 학생들은 10.6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속한 인종에 따라서도 음주의 양은 구별되고있다.가장많이 먹는 층은 백인 학생들로 주당 9.6병이며 라틴계가 5.
8병으로 다음을,흑인 남학생들은 3.6병으로 백인 학생들 보다는 훨씬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관계 전문가들은 전체 학생들 가운데 음주 학생의 비율이 40%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술을 먹는 백인학생들의 평균 음주량은 1주에 24병에 달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대학 당국들의 분석에 따르면 학생들의 음주가 늘고 있는 가장큰 요인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이다.당국측은 학생들의 이같은 심리적 부담이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계속돼온 미국 경제의 침체및 이에따른 취업률 저하등 사회적 요인과 무관하 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음주의 만연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통계에 의하면 캠퍼스내 성폭행 사건의 90%가 음주와 관련이 있으며 폭력및 기타 강력 사건의 80~95%가 모두 음주와 관계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의 음주가 계속 늘어나자 대학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있다.뉴욕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팀이 음주 학생에 대해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가할 것을 건의한 것을 비롯,학교마다 알콜중독 치료 프로그램및 각종 선도안들을 만들어 내 고 있지만 급격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학생들의 음주 추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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