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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체들 "회장하실 분 찾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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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선주협회는 지난 15일 정기총회에서 장두찬 KSS 해운 회장을 회장으로 뽑았다. 한진해운 등 큰 회사에 맡기려 했으나 모두 극구 사양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지난해 7월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이 사임한 이래 반년 정도 직무대행을 맡았던 장회장이 어쩔 수 없이 짐을 떠안았다. 업계 1~2위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직을 맡던 관행을 깨고 중견 해운회사가 맡은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지난해 11월 회장 대행을 맡은 이래 적당한 후임자가 나서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다음달 18일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태다.

'회장 유고시 최연장자가 회장직을 대행한다'는 정관에 따라 추대된 姜회장은 줄곧 "3개월 만 맡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姜회장이 더 맡을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다음달 정기총회를 앞두고 한창 눈치를 보고 있다. 6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창성 전방 명예회장이 재임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총 관계자는 "후임 회장으로 거론되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선거가 얼마 안 남았는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후임자가 없어 회장 자리를 어쩔 수 없이 비워 놓는 협회들도 있다.

한국표준협회는 2001년 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회장직을 그만둔 이래 2년 넘게 후임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8개 주요 기업 총수들을 접촉해봤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현재 유영상 상근 부회장이 실무를 보는 상태다.

협회 측은 "당분간 새 회장을 모시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도 지난해 10월 구자홍 LG전자 회장이 물러나면서 윤봉수 남성 회장이 임시 의장직을 맡고 있다. 다음달 11일 총회에서 회장을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새 회장 선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제까지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총수가 번갈아가며 회장직을 맡았지만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회사 업무에 매진하겠다"며 사양했고,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정보산업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진흥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총회 전까지 후임자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신금융협회는 지난해 말 3년 임기 상근 회장제 대신 1년 임기 비상근제로 바꿨다.

협회 측은 비용 절감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지난해 9월 유종섭 2대 회장이 퇴임한 이래 후임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해 12월 이호군 BC카드 사장을 비상근 회장으로 선임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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