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가 20일 재소환돼 서울 서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신씨는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라운드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하고 있었다. [사진=박종근 기자]
6시간여가 지난 오후 8시10분. 청사 앞에서 신씨를 기다리던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신씨가 변호인인 박종록 변호사와 뒷문을 통해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돌았기 때문이다. 신씨가 타고 갈 것으로 예상됐던 박 변호사의 에쿠스는 검찰청사 주차장에 그대로 서 있었다. 기자들은 취재 차량에 급하게 올라타고 신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을 향했다. 그러나 그곳에선 신씨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취재진을 따돌리고 잠적한 것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재소환된 신씨는 조사받는 내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검찰은 혐의를 제대로 추궁할 수 없었다. 신씨가 기업체 등의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한 검찰은 이날 수사를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신씨가 "몸이 안 좋다"고 하소연하면서 조사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받는 중에도 자주 휴식을 요구해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본민 서부지검 차장검사는 "지난번 조사할 때는 건강 상태가 괜찮았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도 씩씩하게 잘 들어왔다"며 "아프다는 신씨의 주장에 수사팀도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신씨가 병원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측과 만나 향후 대책을 숙의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짐도 그대로 있고, 병원비도 계산되지 않은 상태라 돌아올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씨와 변 전 실장을 21일 오전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경진.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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