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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가 2만원 최희섭 야구배트, 13만원에 낙찰

중앙일보

입력

전주 서서학동 전주교대 체육관에서 열린 위아자 나눔장터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참가자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이날 행사에는 특히 초등학교 학생들의 참여가 많아 주변에서 ‘어린이 장돌뱅이 천국’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개막식 이벤트로 류정철(전주 삼천남초4년)군과 이주희(전주 서천초3년)양이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장돌뱅이가 되겠다”고 선서를하기도 했다.좌판을 마련한 이들은 “재활용품만을 판매 순화시켜 현세와 미래를 위한 아름다운 환경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름다운 가게 장터에 자주 참여한다는 이 양은 좌판에서 수첩에 깨알같이 물품 목록과 가격을 써 와 흥정을 하며 내내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이양은 “우리 집에서는 안쓰지만 좋은 물건들이 많다”며 “시중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에 있는 중앙초등학교의 어린이들은 단체로 참여해 좌판 10여개를 마련하기도 했다.이들은 “당초 우리학교 주변서 장터를 열었더라면 더 많은 친구들이 나왔을텐데 비 때문에 장소를 옮겨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친구 4명과 함께 참여한 박성현(전주 여울초등 6년)군은 “직접 물건을 파는 기쁨이 짜릿했고,어려운 이웃을 도울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개막식에서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은 “중앙일보와 전주시민들 힘을 합쳐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함께 발전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행사 공동주최자인 안세경은 “위아자 나눔장터가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우리사회를 밝고 훈훈하게 만드는데 기폭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보답했다. 두차례 이뤄진 경매도 30여점이 거의 모두 나가는 성황을 이뤘다.기아타이거즈 최희섭 선수의 야구배트는 시작가 2만원의 6배가 넘는 13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사위-딸 등 대가족을 이끌고 장터에 나온 이경애(67·여전주시 우아동)씨는 가방과 신발,옷가지 등을 한 아름 사 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이씨는 “중앙일보를 보고 좋은 행사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 손자·손녀 모두 데리고 서둘러 나왔다”며 “값싸고 좋은 물건이 많아 우리동네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명절을 앞두고 선물할 물품도 함께 장만했다”고 말했다.

전주시 주부환경감시단 회원 20여명은 옷과 신발·가방 같은 물품 500여 점을 거의 다 처분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전시시내 동별로 26개팀을 둔 주부환경감시단은 회원 360명이 주변에서 안쓰는 물품을 모아 장터에 냈다.김금례(60·여) 회장은 “이웃들과 나누자는 의미로 물품을 내 놓은 분들이 많다”며 “정성을 보탠 이들의 뜻을 살려 500원,1000원에 거저 주다시피한 물건도 많다”고 말했다.

삼양화성㈜는 사내 봉사동아리 ‘사랑나누미’회원 40여명이 총 출동해 옷과 신발을 포함,골프채,낚싯대,게임CD 등으로 좌판을 다채롭게 꾸미고 하나라도 더 판매하기 위해 구슬 땀을 흘렸다.평소 공장 주변의 양로원을 찾아 청소 같은 봉사활동을 해온 사랑나누미 선종복(46)회장은 “직접 시민들과 만나 나눔의 의미를 실천했다는 생각에 가슴뿌듯하다”고 말했다.

장대석 천창환 기자 chunc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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