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콩·포인트·T머니…'디지털 기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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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양혜성(00)씨는 싸이월드의 미니 홈피를 꾸미기 위해 싸이월드 선물 가게에서 일러스트나 사진 등의 스킨을 자주 산다. 결제 수단은 도토리다. 그녀는 남는 도토리 1~2개는 반드시 싸이월드 홈피 ‘후원 배너’를 클릭해 기부한다. 이렇게 모인 도토리는 싸이월드 측이 현금으로 바꿔 ‘세이브 더 칠드런’ 등 20여 개 사회복지단체로 간다. 양씨는 “정말 작은 돈(도토리 하나에 100원)이지만 내가 원하는 단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상상이나 했을까.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디지털이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기부 방식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기부 하면 구세군 냄비를 떠올렸으나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구세군 냄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 후원이 선보인 것은 2005년 11월. 후원에 동참한 회원은 그 해 2000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40만 명이 됐고 8개월 만에 두 배(80만 명)가 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불우이웃에게 기부하는 사람도 많다. 네이버의 ‘해피빈’ 코너에 들어가서 도움이 필요한 사연을 보고 기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주노동자·독거노인·희귀병 어린이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연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기부 방법은 사이버 머니인 ‘콩’(한 개에 100원)으로 대신하며 신용카드·휴대전화·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콩을 사면 된다. 올해 18만5000여 명이 11억원어치의 콩을 기부했다.

도토리나 콩은 기부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젊은층들을 소액 정기 기부자로 끌어들여 기부의 저변을 넓히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각종 포인트가 새로운 기부 수단으로 떠올랐다. 신용카드를 쓸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는데도 소비자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않는데 착안했다. BC카드사의 ‘TOP포인트 기부제’가 대표적이다. BC카드를 쓰면 사용금액의 3%가 TOP포인트로 적립되는데 이 포인트를 BC카드사에 기부하면 그 금액에 해당하는 물건을 사서 공익재단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2005년 5월 시작해 지금까지 2억원을 모았다.

지난달 초부터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공연 표나 물건을 살 때 적립되는 포인트도 기부에 활용된다. 이 포인트는 저소득층 어린이 체험 학습, 뮤지컬 관람 등에 사용된다. 게임포털사이트인 엠게임에서 ‘맞고’나 ‘포커’ 게임을 하면 포인트가 자동으로 쌓이고 이게 모여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된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 1~4호선 시청·을지로입구·강남·압구정·고속터미널 등 13개 역에 교통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기부를 하고 싶으면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처럼 이곳에 카드를 대면 1000원이 빠져나간다. 이 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가 이웃 돕기에 사용된다. 공동모금회 유수영씨는 “시민들이 단말기에 익숙해 있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시행한 뒤 지금까지 270여만원을 모았다.

김주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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