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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파게티·청국장…입맛도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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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나고 이제 대선을 향한 후보들의 본격적인 릴레이가 시작됐다. 얼마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뽑힌 이명박 전 시장과 함께 범여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손학규·정동영·이해찬 3인방의 라이프 스타일을 살펴봤다.


최근 국내 CEO들에게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는 일본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의 작가 아기 다다시가 얼마 전 비밀리에 한국을 찾았다. 만화 소재로 삼을 만한 한국 배경의 에피소드를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한국에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일행과 함께 와인을 겸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손 전 지사가 이 자리에서 주문한 와인은 샤토 탈보(Chateau Talbot). 보르도 메독 지방의 고급 와인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즐겨 마셔 ‘히딩크 와인’으로 유명하다.

샤토 탈보는 15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벌인 100년 전쟁 당시 영국 총사령관이었던 존 탤벗(John Talbot) 장군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아기 다다시는 후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손 전 지사가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 같다는 느낌이 들어 샤토 탈보와 잘 어울렸다”며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 자리였다”고 말했다.

경기중 ·경기고 · 서울대를 졸업한 손 전 지사는 학력만 놓고 본다면 영락없는 ‘범생’이다. 하지만 그는 공부벌레보다는 낭만파에 가깝다. 중학생 시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 독주로 나오는 트럼펫 소리가 좋다는 이유로 밴드부에 들어갔다. 그러다 중3 때 경기고 선배들의 연극을 본 후 매료됐다.

경기고에 진학한 후 연극반에 들어가려 하자 밴드부 선배들이 ‘빳다 30대’를 맞으면 내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는 30대를 다 맞고 나와 연극 무대로 옮겼다. 연극부에서 선배를 따라 술을 배우고 합숙하면서 내성적이던 성격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지금도 트럼펫 독주를 꿈꾸며, 최근 대학로 연극 <짬뽕>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답게 그가 한 달에 꼼꼼히 읽는 책만 5권, 서문을 읽는 책까지 합치면 20권에 달할 정도로 다독가다. 그가 즐겨 인용하는 시구는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의 전문이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그의 건강 관리법은 여러 스트레칭 기법을 자신에게 맞게 변형해 만든 ‘손학규식 스트레칭’이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20여 분간 스트레칭과 30여 회의 팔굽혀 펴기를 빼놓지 않는다.

이명박 전 시장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스파게티다. 그는 외국 출장을 가도 한국 음식보다는 그 나라 음식을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외국의 음식이야말로 곧 문화 체험이라는 그의 평소 지론 때문이다. 재래 시장에 가면 꼭 빼놓지 않고 떡볶이와 순대, 붕어빵을 사먹는다.

이 전 시장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가수 자두의 ‘식사부터 하세요’ 같은 최신 가요. 그만큼 젊음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좋아하는 운동은 테니스이며 20 · 30대와 같이 뛸 수 있을 정도로 잘 치는 편. 하지만 ‘황제 테니스’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정서적으로는 안정된 생활 속에서 성장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가 종교적 가풍 안에서 자녀들을 품어 안았다. 지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비비안 리를 좋아하는 그는 가장 기다려지는 날을 결혼 기념일로 꼽을 정도로 로맨티스트임을 자청한다.

이해찬 전 총리는 강퍅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초등학교 때 배구선수로 유명했을 만큼 운동엔 만능이다. 특히 골프 사랑이 남달라 참여 정부 이후 자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1997년 대선기획단을 맡고 있을 당시 접대용으로 골프를 배운 늦깎이 골퍼로, 골프 실력은 80대 중반쯤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욕이 강해 골프 시합에선 좀처럼 상대방에게 틈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전 총리는 1세대 운동권으로 학생운동과 생활고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80년대 대학가를 주름잡았던 출판사 돌베개와 광장서적을 창업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도 한 달에 4 ·5권 정도의 독서량을 자랑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백범일지>.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박경리 선생의 <토지>다.

이 전 총리는 무뚝뚝하고 차갑게 보이지만 화끈한 면도 많다. 주량은 소주 반 병이지만 술을 마시면 후배들에게 지갑에 있는 돈을 모두 털어주는 ‘술버릇’을 가지고 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처럼 노래는 즐겨 부르지 않는다. 다만 드물게 나훈아의 ‘무시로 ’를 부른다고 한다. 아침엔 어떤 일이 있어도 새벽 4시에 기상하는 ‘아침형 인간’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평소 남다른 가족 사랑으로 유명하다. 특히 정 전 의장과 그의 아내 민혜경 여사 간 ‘러브스토리’는 정치권에서 필독서일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피아노를 전공하던 민혜경 씨의 숙명여대 기숙사 앞에서 가난한 복학생 정동영은 고래고래 ‘세레나데’를 부른 후, 개나리 꽃다발을 내밀며 구애작전을 펴 청혼했다.

정 전 의장은 결혼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애틋함이 남아 있는 듯 아침이면 아내와 뒷산을 오르는 것으로 건강을 다진다. 그의 또 다른 건강 관리법은 조깅과 청국장이다. 주말에 시간이 나면 서초동 집 근처 학교운동장에서 조깅을 하는 그는 매일 아침 청국장을 김과 밥에 싸서 먹고, 스케줄이 많은 날엔 ‘청국장 샌드위치’까지 먹는다. 성대 보호를 위해 살구씨 기름도 즐긴다.

정 전 의장은 술을 즐겨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기분파다. 앵커 시절과 통일부 장관 때 과음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술 자리에서 뿜어내는 구수한 ‘뽕짝’도 일품이라고 한다. ‘부산 갈매기’나 ‘사랑’(나훈아) 같은 트로트부터 양희은의 ‘아침이슬’까지 애창곡도 다양하다.

글 손용석 기자·일러스트 박기정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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