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기의 머니 콘서트] 100억 부자 최씨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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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기는 습관'이라는 책이 화제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저술한 책인데, 삶에서 이기는 습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살벌한 ‘쩐의 전쟁’에서 이기는 습관은 과연 어떤 것일까.

필자가 오래전부터 자산관리를 해주고 있는 최모(56)씨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100억대 자산가다. 그가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자산관리에서 ‘이기는 습관’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라는 철칙을 지켰다. 실패한 경험을 거울삼아 늘 다음 기회를 준비했다.

최씨는 1990년대 초반 주식투자로 큰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온갖 책을 뒤져 가며 주식공부를 하고 신문을 보면서 두루두루 정보를 축적한 끝에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증권사 우선주를 매입해 갖고 있다가 다섯 배의 수익을 올리고 팔았다.

최씨는 또 ‘땀 흘리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실천에 옮겼다. 2000년 정보기술(IT)의 거품이 꺼진 뒤 급격한 저금리 시대가 찾아왔다. 오랜 기간 경제흐름에 관심을 놓지 않았던 최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그땐 재건축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와 관심이 매우 떨어졌던 시기였다. 그러나 최씨는 달리 생각했다. ‘어차피 강남의 저층 아파트 단지들이 그대로 있을 순 없을 거야’ ‘소액투자로는 최적이지.’ 이런 판단 아래 적극적인 아파트 매입에 나선 최씨는 놀라운 수익을 거뒀다. 이 투자를 위해 최씨가 흘린 땀은 이루 말할 수도 없었다.

이에 더해 최씨는 ‘버는 것만이 재테크가 아니라 지키는 것도 재테크’라는 사실을 머리에 단단히 새겨 뒀다. 그는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뒤에도 세금에 관심을 많이 가져 반드시 전문가 여러 명과 상의한다. 자산의 수십 퍼센트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 이는 효과적인 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를 동시에 잘 써야 전투에서 이긴다는 말이다.

또 최씨는 자산을 매입할 때부터 나중에 매도할 때를 대비해 각종 영수증이나 필요경비 내역을 꼼꼼히 챙긴다. 본인의 사후까지 고려한 자산설계에도 만전을 기한다. 얼마 전 그는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자산배분 전략으로 자녀에게 현금 대신 공시지가가 낮게 책정된 땅을 증여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씨가 ‘본업에서 최고가 되는 것 이상의 재테크는 없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씨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 인생의 최고 재테크는 집사람을 만난 것과 자기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본인의 일터에서 성실성과 노력, 열정으로 최고가 된다면 부와 명예는 함께 따라온다는 믿음을 자녀들에게 보여 주려는 그의 모습에서 ‘이기는 습관’을 닦아온 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정복기 삼성증권 PB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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