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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한국 조기유학생에 美 교육계 고민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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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조기유학생들이 급증하면서 미국 중·고교가 한국 아이들 지도에 애를 먹고 있어요. 일부 교사는 학생을 이해하려고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소재 동암문화연구소 이사장 겸 예일대 비교문화연구소 명예 연구부장 전혜성(78·사진) 박사가 12일 열리는 세계여성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전 박사는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조기유학생과 관련한 미국 교육계의 고민을 생생하게 전했다.

“선후배 간의 군기가 강해 가끔 폭행사고가 난다. 커닝 등 부정행위(cheating)가 유독 잦다. 진학하려는 대학이 하버드나 예일 등 몇몇 명문대에 집중된다.”

연구소는 4월 미국 사립 중·고교 교사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 유학생을 가르치는 데 힘든 점을 설문조사했다. 조사내용에는 한국 학생의 부정적인 모습이 잔뜩 들어있었다고 한다.

전 박사는 “한국 학생들은 부정행위를 하면서도 잘못된 행동인 줄도 모르는 ‘도덕 불감증’에 걸려 있다. 어떤 학생에게 진학 추천서를 써줬는데 맘에 안 든다고 찢어버리더라. 기절할 뻔했다. 한국 교육이 어떻게 애들을 이렇게 키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한국적 상황이 빚어낸 결과다.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학생들이 몰려오자 어떻게 하면 한국 학생들을 잘 가르칠지 미국 교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동암문화연구소에서 2005년 미국 교사를 대상으로 사흘짜리 한국 콘퍼런스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200여 명이 다녀갔다.

한국학을 정식 과목으로 채택한 학교도 있다. 코네티컷에 있는 보딩스쿨 ‘체셔(cheshire)’는 한국 학생이 30명을 넘자 미국 학생들의 한국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학 과목을 개설했다고 한다. 이 학교 샌드라 워스 교장은 동암연구소에서 한국학 교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코네티컷 사립학교교사회, 전국기숙학교교사회, 전국사립학교연합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전혜성 박사는 1952년 동암문화연구소를 만들어 교포 2세들의 자립을 지원해왔다.
고경주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부학장, 고홍주(전 미 국무부 인권차관보) 미국 예일대 법대학장, 고경은 예일대 법대 석좌교수 등 6명의 자녀를 미국 사회의 리더로 키웠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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