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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포스코 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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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포스코가 삼성전자 주가를 추월했다. 지난달 29일 장중 추월한 적이 있었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1999년 7월 7일 이후 8년여 만에 처음이다. 3일 포스코는 전날보다 3.14%(1만8000원) 상승한 59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포스코는 사상 최고가인 59만3000원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2.54%(1만5000원) 내린 5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주가는 90년대 후반까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했으나 99년 7월 8일 두 종목 모두 16만원을 기록한 뒤엔 줄곧 삼성전자가 높았다.

 삼성전자의 ‘수모’는 예견된 일이었다. 주가를 대변하는 실적에서 포스코는 이미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삼성전자의 상반기 영업이익(2조937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반면 철강산업 호황에 힘입어 포스코는 같은 기간 2조36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반도체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9000여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포스코의 약진과 삼성전자의 위축은 달라진 증시 구조를 대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상승장에서 미국 중심의 신경제 관련 주(IT 등)는 중국 중심의 구경제 관련 주(조선·기계·철강)에 주도주 자리를 완전히 빼앗겼다. 게다가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기대감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내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모습을 감춘 상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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