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치켜세우기 열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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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金日成의 金正日 칭찬 발언중 극치는『나는 조선혁명을 오랫동안영도하여오면서 김정일만큼 신념이 강하고 배짱이 센 사람은 처음보았다』(10일 평양방송)는 내용.
이밖에도 金日成은『김정일이 우리의 혁명위업을 훌륭히 계승해나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지금도 모든 일이 잘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되어나갈 것이다』『김정일은 비상한 탐구력과 정력을 가지고 사상이론활동을 벌여 우리 당 주체사상을 자주시대의 위대한 지도사상으로 빛내 나가고 있다』고 말하는등 金正日 칭찬이 꼬리를 물었다.
이같은 칭찬은 지난해 3월 金正日이 최고사령관자격으로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NPT탈퇴선언을 지시하는 등의 긴장국면에서 金日成이 정권의 골간인 혁명1세대.혁명가 유자녀들을 만나「위기를헤쳐가는 金正日을 지지하자」고 발언한 이후 계속 되고 있다.
겸손을 덕목으로 생각해온 전통적인 사고에 비춰볼때 낯뜨거운 일이 北韓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金日成 담화의 완전본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아버지가 아들을 극에 달하게 칭찬한 담화를 발표한다는게 어색할 뿐아니라 주변국으로부터 손가락질당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그러나 북한 내부에선 金日成의 金正日 칭찬 담화가 체계적 으로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기자동맹 7차대회에서 玄峻極위원장은 金正日의 영도를 받들어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하는 문제에 대한 金日成의「강령적 교시」가 내려졌다고 밝혔다.11월 중반이후의 연이은 직업총동맹.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민주여성동맹.농업근로자동 맹등 각 사회단체 중앙위 전원회의에서「金正日중심의 일심단결」이 토의된 것도 金日成의「강령적 교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이후 당기관지 노동신문과 정부기관지 민주조선이 사설.논설.여타 기사에서 金日成의 金正日칭찬 발언을 한구절씩 인용하기 시작한데서도 이를 확인할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92년 2월 金正日의 50회 생일을 맞아 金日成이 썼다는『光明星 탄생하여 어느덧 50돌인가.문무충효 겸비하여 모두 다 우러르네』라는 頌詩는 예고편에 지나지 않았다고 할수 있다.金正日 칭찬이 구체적이고 방대하며 체계성 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에 3~7일 간격으로 반복소개된 인용구절로 보아 金日成의 담화에 담긴 金正日 칭찬은▲주체혁명위업 계승및 혁명선배 존중▲사상이론가.정치가.군사전략가로서 당.국가.군대사업 지도▲당과 인민에 대한 충실성▲사랑.믿음의 정치,廣幅정 치▲文武忠孝겸비등 후계능력 과시에 집중된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金日成의 金正日칭찬이 3차7개년계획의 실패,核정책의 무리수라는「失政」에서 비롯된「정치적 상처」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이들 담화가 지난해 3월이후에 계속 나왔다는 관측이 옳다면 失政보다는 金日成이 아들의50회 생일이후 후계체제 공고화에 더욱 집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게 더 적절할 듯하다.
후계구도와 金正日의 자질.역량에 불안을 느낀 80대 노인 金日成이 핵문제를 둘러싼 대내외의 위기상황에서 아들의 기반쌓기에모든 힘을 쏟는다는 뜻이다.
기자동맹 7차대회에서「金正日時代」라는 표현의 등장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볼수 있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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