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내전 23달 보스니아 멀고도 먼 평화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보스니아는 인종면에서 회교도 40%,세르비아인 32%,크로아티아인 18%,기타 10%로 종교는 회교.그리스 정교(세르비아인).로마 가톨릭(크로아티아인)등이 뒤엉켜 있다.
이 3개 세력들의 반목의 역사는 6백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의 갈등은 13세기께 발칸반도의 패권다툼으로 시작돼 2차세계대전 때에는 나치의 괴뢰정권인 크로아티아의「우스타샤」라는 테러단에 의해 세르비아인 1백여만 명이 살해되는 참극으로 확대됐다.
14세기말 지금의 코소보의 암제펠트전쟁에서 세르비아가 오스만터키에 대패,이후 4백년간 회교도인 오스만터키의 혹독한 지배를받으면서 회교도와 세르비아 사이에도 메울 수 없는 골이 생겼다. 보스니아공화국은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세르비아.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등과 함께 舊유고연방을 구성하고 있었다.45년 요시프 브로즈 티토에 의해 이같은 이질집단이 사상 최대규모의 유고연방인민공화국으로 통일됐다.
그러나 80년 사회주의 이념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발칸반도의 이질적 요소를 하나로 묶어왔던 티토가 사망하고 90년 각 공화국에서 실시된 다당제 총선에서 민족주의세력이 대거 집권,이들에의해 연방해체작업이 가속화됐다.슬로베니아.크로아 티아(91년6월),마케도니아(91년11월)에 이어 보스니아도 독립을 선언했다. ***내전의 전개상황 보스니아는 92년2월말 세르비아系가보이콧한 가운데 독립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 99.4%라는 압도적 지지로 사실상 독립을 선포했다.
이어 4월6일 유럽연합(EU)이 독립을 승인하자 보스니아에 주둔하던 세르비아共의 유고연방군이 사라예보를 포위공격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보스니아 거주 세르비아인들의 고립과 보스니아가 연방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같은 해 4월말 세르비아공화국과 몬테네그로공화국등 舊유고연방의 2개 공화국만으로 新유고연방이 창설된뒤 보스니아내 연방군은철수하고 세르비아系 민병대가 내전을 주도해왔다.
전쟁은 주로 사라예보.고라제.비테즈.투즐라.비하치.슬레브레니차등 회교도가 거주하는 도시를 세르비아系가 지속적으로 포위공격하고 회교정부는 이에 대응하는 양상으로 전개돼 왔다.
세르비아系는 내전 1년만에 보스니아 영토의 70%이상을 단숨에 차지했고 크로아티아가 20%,회교정부가 10%정도를 차지했다.이같은 영토점유비율은 큰 변화없이 지금까지 유지돼 왔다.
***○…… 92년2월에 독립 ……○ 설상가상으로 93년3월유엔과 EU측이 마련한 국제평화안인 벤스-오웬안이 무위로 끝난뒤 영토분할에 대한 회교정부와 크로아티아系간의 의견이 충돌,92년6월 이들간에 체결된 동맹조약으로 형성된 反세르비아系 연합전선이 무너졌다.이 때 문에 세르비아系와 크로아티아系가 회교정부에 공세를 취하는 양상으로 바뀌어 3개세력이 서로 총을 겨누는 泥田鬪狗양상을 보여왔다.크로아티아系는 회교系가 점유하고 있는 남부도시인 모스타르를 중심으로 싸워왔다.
내전이 진정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유엔과 EU측은 세르비아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는 新유고연방에 대해 92년5월 금수조치,93년4월 무역봉쇄.해외자산동결조치등 추가,보스니아 상공비행금지조치,그리고 몇차례의 공습경고등 세르비아 系에 대한 강경조치를 잇따라 내놨다.
지난달 5일 사라예보 노천시장에 포탄이 떨어져 68명이 사망하고 2백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자 공습최후통첩을 내려 사라예보주변에 배치된 세르비아系의 중화기를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강경전략과 아울러 협상에 의한 평화적 해결도 병행됐다.보스니아를 10개의 자치공화국으로 분할해 3개세력이 각각 나눠 갖자는 벤스-오웬안(93년1월),인구와 영토점유비율에 맞춰3개의 공화국으로 영토를 분할하고 연방을 구성하 자는 안(93년8월)등을 만들어 내전 당사자들을 설득해왔다.그러나 前者는 세르비아系가,後者는 회교정부가 거부했다.
***○…… 러시아설득 변수 ……○ EU는 협상에 의한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지만 내전을 부추겼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내전을 뻔히 예상하고서도 보스니아의 독립을 성급하게 승인했고 내전이 발발하고 나서도 회원국간의 이견으로 즉흥적인 대처만 해왔다는 것이다.
***전 망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회교정부와 크로아티아系간의 평화회담이 열렸다.이들은 이날 세르비아系를 별도의 공화국으로,회교系와 크로아티아系를 합해 또하나의 공화국을 창설한다는데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남은 것은 세르비아系가 이에 동의할지여부다. 그러나 세르비아系도 23개월째 계속돼온 내전에 지쳐있고 나토의 공습위협은 상존하며 세르비아系에 대한 러시아의 설득이 먹혀든다면 극적인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문제는 2개의 공화국안을 바탕으로 어떻게 영토구획을 하느냐다.
그러나 최다인구의 비율에 맞는 영토를 요구해온 회교정부측과 보스니아에서 분리해 인접한 新유고연방으로 편입하려는 세르비아系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무위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申成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