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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영원히 잠든 ‘현대가 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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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과 정몽준 의원(오른쪽부터)이 21일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에서 어머니인 고 변중석 여사의 안장식을 지켜보고 있다. [공동취재단]

 현대가(家)의 안주인 고 변중석 여사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유족들은 새벽 발인제를 지내고 현대가의 장손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고인의 영정을, 정지선 현대백화점의 부회장이 위패를 들고 영결식장으로 이동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몽준 국회의원, 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몽일 현대기업금융 대표 등이 뒤를 따랐다.

  이날 영결식은 이인원 전 문화일보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묵념에 이어 고인의 약력 보고,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 소개, 추모사, 헌화, 분향 등의 순서로 30분간 진행됐다. 이 전 대표는 “고인은 힘든 일에 내색하지 않았으며 소탈하고 검소한 생활방식으로 존경을 받았다”며 “드러나지 않은 한국경제의 조력자이자 큰어른”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김재순(수녀) 전 성심여대 총장과 정재석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추모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김 전 총장은 변 여사와 친자매처럼 지낸 사이다. 정 전 부총리는 변 여사의 부군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고 정신영씨의 오랜친구다. 학창 시절 정 명예회장 자택에서 기거하는 등 현대가와 한가족처럼 지낸 인연이 있다.

  김 전 총장은 “고인은 평생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환한 얼굴 빛을 가진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집을 찾아온 집배원에게 따끈한 점심을 대접하고, 고생하는 시장 상인들을 위해 물건 값 깎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부총리는 “중동 건설 현장의 직원들을 위해 된장과 고추장을 직접 담가 보내는 한국의 어머니였다”고 회고했다. 영결식 직후 장례 행렬은 고인이 생활한 서울 청운동 자택에 들른 뒤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으로 향했다. 고인은 앞서간 정 명예회장 곁에 안장됐다. 영결식에는 정몽구 회장 등 고인의 직계가족을 비롯해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고려대 총장 서리,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 이계안 의원, 미국 헤리티지 재단 에드윈 퓰너 회장을 대신한 켄 셰퍼 보좌관, 국제축구연맹(FIFA) 디아키테 집행위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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