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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문화유적지>강릉 선교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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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강릉은 산자수명한 고장으로 이름이 나 있다.구절양장인 대관령을 넘으면 바로 강릉땅이 된다.역사상 크고 작은 여러 兵亂에도별다른 피해가 없었던 곳이기에 예로부터 신선이 살았을 것이라고믿었음직하다.
선교장은 규모가 큰 살림집이다.이곳에 자리잡은 李乃蕃이란 사람은 全州 李氏 효령대군의 11세손으로 처음에는 경포대 주변 苧洞에서 살았는데 족제비떼를 쫓다가 우연히 명당을 발견하고는 곧 새 집을 짓고 이사했다고 한다.그 뒤로 가세가 크게 번창하면서 여러대에 걸쳐 많은 집들이 지어졌다고 한다.길다란 행랑에둘러싸여 있는 안채.사랑채.東別堂.家廟 등이 정연하고 문밖에 活來亭까지 있어 완벽한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살림집은 지역적인 특성이 있다.춥고 눈이 많이 오는 산골짜기와 남쪽지방의 따뜻하고 넓은 들판의 집이 판이하게 다르다.그런데 선교장은 이 두가지의 서로 다른 성질이 포함되어있어서 전통가옥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즉추운지방의 폐쇄성과 따뜻한 지방의 개방성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사랑채의 높은 마루와 넓은 마당은 아주 시원한 느낌을 주고안채의 낮은 마루와 아늑한 분위기는 사랑채와 아주 대조를 이룬다. 사랑채는 열화당이라 부른다.형제간의 우애를 뜻하는 명칭으로 친척들이 모여 즐겁게 이야기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 곳이다.돌계단 7~8개를 딛고 올라갈 정도로 높직하게 꾸며 여간 시원하지 않다.처마가 높아서 전면에 별도의 遮陽間을 달아내었다.심한 비바람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다.
선교장에는 활래정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대문앞 넓은 터에 연못을 파고 그 한쪽에 정자를 세웠는데,네개의 기둥은 연못속에 세운 돌기둥을 주춧돌로 하고 있어 정자의 일부가 물위에 떠있는형상이다.연못 가운데는 자그마한 섬 하나를 만들 고 다리를 놓아 건너다닐 수 있도록 했으며 노송을 심어 운치있게 했다.지금은 다리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못속에 연을 심어 한창일 때 활래정일대는 한폭의 그림이라 할 만하다.정자에는 연못위에 떠있는 부분을 마루로 하고 있어 마루끝에 앉아 연못을 내다보는 맛이 가위 일품이다.전체적으로「ㄱ」자로 꺾어진 모습인데 땅위의 부분에는 온돌방을 뒀다.벽은 모두 문이나 창으로만 짜여 있어 모두 열어놓으면 정자속에 앉아 있지만 주위의 자연과 일체가 되는 것이다.
강릉에는 볼거리가 많다.인근의 오죽헌을 비롯해 경포대와 그 주변에 경호정.방해정.금란정.해운정등 많은 정자가 있고,지방 향교로는 전국적으로 규모가 크기로 유명한 강릉향교가 명륜고등학교 구내에 남아 있다.강릉경찰서뒤의 강릉객사문(국 보 51호)은 몇안되는 고려시대 건물이다.강릉시 남쪽 남대천 건너의 산기슭에는 신복사지 3층석탑이 있고,북쪽으로 양양땅에는 낙산사를 비롯해 선림원지.진전사지등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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