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물결속 방화 두편 도전장-연말연시 극장가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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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 ○…… ○…… ○…… ○…… ○…… ○…… 연말.연시대목을 겨냥한 우리 영화와 외국영화가 일제히 개봉되면서 극장가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이번 겨울시즌은 지난 여름시즌에 비해 미국 직배영화중 비교적 흥행대작이 적은 편이라 우리 영화나 비할리우드권 영화가 좋은 흥행성적 을 거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돼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24일을 전후해 일제히 개봉될 영화중 한국영화는『그 섬에 가고싶다』『투 캅스』단 2편 뿐이며 나머지 7~8편이 외국영화로 한국영화의 수적 열세는 예년과 마찬가지다.
……○ ……○ ……○ ……○ ……○ ……○ ……○ 박광수감독의 『그 섬에 가고싶다』와 강우석 감독의 『투 캅스』는 각각 작품성.흥행성에 치중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대조적이지만 수준이높아 침체를 헤매는 한국영화에 좋은 자극이 될만한 작품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섬에 가고싶다』는 사회현실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보여주었던 박광수감독의 네번째 작품으로 6.25당시 남해안 섬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임철우씨가 쓴 동명소설을 소설가 이창동씨와 박감독이 공동으로 각색했다.토속적인 정 취가 물씬한섬을 배경으로 분단이 남긴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했다.
『투 캅스』는 경찰을 소재로 한 코믹물이다.성격이 판이한 고참형사와 신참형사의 충돌을 통해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가치관 차이를 우회적으로 그렸다.안성기.박중훈의 코믹연기가 뛰어나다.
직배영화 중에서 흥행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 작품은 맥 라이언.톰 행크스 주연의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이다.『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각본을 썼던 여류감독 노라 에프런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홀아비인 젊은 건축가가 어린 아들의 도움으로 여기자와 그림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다. 토니 스콧감독의 『트루 로맨스』는 액션영화팬들이 주목할만한 작품.엘비스 프레슬리와 홍콩영화를 끔찍이 좋아하는 괴짜청년 클라렌스가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는 콜걸 앨라배마와 만나범죄조직의 음모에 우연히 끼어들게 되면서 도피의 길에 오른다는줄거리. 홍콩영화를 빼닮은듯한 새로운 감각의 액션 연출에다 기발한 대사가 흥미를 돋우는 영화다.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고급관객들에게는 『영혼의 집』『패왕별희』등을 권할만하다.
『정복자 펠레』로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한 바 있는 스웨덴 출신 빌레 아우구스트감독의 『영혼의 집』은 남미의 오지를 배경으로 한 여인이 냉혹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현대판『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 는 평을 듣기도 한 작품이다.
올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패왕별희』는 두 경극배우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중국사회의 격변을 묘사한 스케일 큰 영화다.첸 카이거 감독의 화려한 색채감각이 빛나는 영화로 주연을 맡은 장국영과 공리의 인기를 감안할 때 흥행성공의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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