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는 농촌현장 취재(UR파고를 넘는다: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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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여럿이 하나로” 성공한 기업축산/양축 생산전문화 품질차별화/사료·사육·판매 계열화 직접관리/국내값의 두배 받고 일 시장 진출
양돈농가들이 모여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이천군 돼지사육촌 (주)도드람은 공동·집단사육으로 성공한 사례.
경기도 이천·여주,충북 음성지역 1백70개 양돈농가가 공동출자로 설립해 사료공급과 사육·정육생산·판매 등을 계열화,생산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이는 등 국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킨 독특한 법인이다.
91년 1월 이천군 일대 양돈농가 13명으로 시작한 도드람은 불과 2년만에 회원 농가가 이같이 늘고,사육두수도 17만마리로 늘었다.
첫번째 성공비결은 92년 2월 정부로부터 돼지 계열화생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주)도드람을 발족시켜 회원들이 출자한 최하 60만원에서 최고 6백만원까지의 자금으로 사료공장·육가공공장·지원사업부·유통사업부를 잇따라 세워 완벽한 계열화를 통해 생산단가를 낮춘데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1백70개 양돈장에서 같은 종돈·사료와 같은 방법의 관리·공동출하로 마치 1개 양돈장에서 나온 것처럼 똑같은 고품질의 고기를 위생적으로 생산해온데 있다.
또 동일한 수준의 관리를 위해 지원사업부 축산전문가들이 회원들로부터 매일 어미돼지의 건강·임신·분만·수유·이유 등 30여가지 항목에 대한 정보를 팩시밀리로 받아 컴퓨터로 문제점을 분석해 대책을 다시 팩시밀리로 보내주는 과학양돈을 하고 있다.
이같이 균일화된 고품질의 돼지고기는 「도드람 정육」이라는 고유상표로 이제 해외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3일에는 일본 마루베니종합상사와 안심고기 등을 국내 시세의 두배가량인 ㎏당 4천5백20원에 월 20t씩 수출하기로 계약하기도 했다.
생산비는 90㎏짜리 규격 돈 한마리에 10만3천원으로 미국 7만9천원,덴마크 8만3천원보다는 아직 비싸지만 전국 평균 12만1천원,일본의 14만4천원,대만의 10만4천원에 비해서는 싸다.
종돈생산에서 사육→가공→포장까지 완벽한 자동화시스템을 갖추고 일본에 돼지고기를 대량 수출하고 있는 기업농 (주)미원농장은 상품의차별화로 성공한 사례.
경기도 이천 양돈장과 충북 음성 가공공장을 갖고 있는 미원농장의 올해 일본 수출목표량은 2천1백60t(1천1백만달러).
직원들을 일본 전국 식육학교(우리나라 전문대 수준)에 매년 2명씩 정기연수를 보내 축산물과 관련된 지식을 습득케 하고 고급기술을 연마토록 하는 등 전문화(연구·개발) 교육을 발빠르게 서두른 것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까지 냉동육만을 일본에 수출해왔던 이 농장은 올해부터 얼리지 않은 냉장육 수출을 시작하는 한편 4월부터는 「하이포크」라는 고유상표로 국내 시판을 시도,좋은 평가를 얻어내기도 했다. 이에따라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 일본 시장에 고유상표를 붙인 냉장육 진출채비도 서두르고 있다.<이천·안성=정찬민·엄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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