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핵 금년내 해결”/북 제의 최종검토 곧 새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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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신고시설 꼭 사찰” 입장은 불변/블릭스 유엔보고등 내주가 고비
미국정부가 지난 3일의 북한측 공식 응답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 판단을 내리고 있으면서도 대북한 3차 고위급회담의 개최에는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 핵문제를 빠르면 올해안으로 해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지난 3,4일에 이어 6일 북한측 제안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친뒤 최종 판단과 새로운 제안 내용을 확정,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가를 얻을 예정이다.
미국정부는 북한측이 이번 제안에서 미신고 2개 시설에 대한 핵사찰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 핵사찰의 기술적 결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찰수용 재요구를 통해 종전의 입장을 또다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는 그대신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3차 고위급회담에 대한 신축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북한에 대해 사찰과 관련한 미국의 강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을 제공,북한 핵문제 해결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을 마련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를 위해 6일 또는 7일중 미국의 반응을 북한측에 전달한뒤 윈스턴 로드 국무차관보의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연설을 통해 이를 재강조하는 등 잇따라 미국의 입장을 주장할 예정이다.
미국이 이같이 진일보한 입장을 표명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번 북한측 공식 응답이 부정적 요소가 많으나 이를 중요한 협상의 전환점으로 삼고 북한을 계속 대화 테이블로 불러들여 핵문제를 둘러싼 오랜 긴장을 빠른 시간내 해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정부는 따라서 이같은 미국측 의사를 한국정부와 긴밀히 협의,한국측 동의가 나오는대로 이를 북한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가 이같은 양보의사를 갖고 있는 것은 북한측이 3일의 뉴욕 비공식 접촉에서 3차 고위급회담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이를 미국측이 받아들여줄 것을 간청하다시피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측은 북한 핵사찰 수용의 대가로 3차 고위급회담 개최를 수용하되 우선적으로 스케줄만이라도 확정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이 회담이 올해안에 성사되지 않더라도 내년중 날짜가 결정되기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정부는 그러나 이같은 일부 북한측 요구를 수용하되 2개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강하게 요구하고 이 문제가 해결될 때 또다른 대북한 경제지원 등을 제시,다른 문제와 함께 일괄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타결할 방침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같은 진전된 입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정부는 9일이나 10일로 예정된 한스 블릭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유엔안보리 보고를 예의 주시한뒤 이 보고가 결정적으로 부정적인 판단으로 나타날 때 북한에 대해 더욱 강력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의 북한접촉과 블릭스 총장의 유엔보고,9일의 북한 노동당 전체회의가 겹쳐 있는 다음주에는 북한 핵문제가 급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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