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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문화유적지>3.강화 정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우리나라 서해의 관문격인 강화도는 삼국시대 이래 군사상의 요충지로,그 지리적 특성 때문에 많은 군사시설들이 설치되었을뿐만아니라 여러가지 형태의 전투가 많았던 곳이다.지금이야 다리가 연결되어 쉽게 드나들지만 섬이라는 이점이 있어 왕실의 피난처로자주 이용됐다.삼별초가 강화도를 중심으로 봉기한 일이나,조선조말 서구세력으로 인한 두번의 洋擾를 치르면서 보여준 강화사람들의 구국일념은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강화의 남쪽 해안 가까이에 마리산이 있다.우리민족의 시조인 단군을 제사드리는 참성단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정수사는 이 마리산의 동남쪽 중턱 바다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걸터앉듯이 자리를 잡았다.산으로 얼마쯤 올라서야 되는 높직한 곳이어서 전망이 좋으나 터가 좁아 아담한 규모다.우거진 숲이 있어 포근한느낌인데다 절 이름 그대로 맑은 샘도 있어 더욱 좋다.대자연 속에 푹 파묻힌듯 한폭의 그림같은 사찰이다.정수사에는 대웅전격인 법당(보물 161호)이 있다.이 법당은 조선조 초기에 세워진 건물로 조선조 후기에 전면 퇴간을 덧달아내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즉 조선조 초기의 건축양식과 후기의 양식이 복합된 보기 드문 건물인데,이 법당의 중앙간 분합문이 아주 아름답다.보통의 문과 달리 문살을 꽃으로 장식한 꽃살문인데 일반적으로 볼수 있는 꽃살문과는 사뭇 다르다.문짝 넓이만큼의 넓은 판자에 透刻法으로 꽃무늬를 조각하여 살대를 대신한 것이다.꽃무늬는 화병에 꽃꽂이를 한 현상으로 네짝의 분합문이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정수사는 강화읍에서 전등사를 거쳐야 된다.전등사에서 348번지방도를 따라 약 6㎞쯤 가면 정수사로 오르는 좁은 비포장도로가 가파르게 연결된다.비교적 험한 길이지만 그런대로 통행에 큰지장은 없다.우거진 숲이 좋아 걸어서 올라가도 30분이면 족하다.나오는 길에 전등사에 들른다.전등사에도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약사전.범종이 있고,전등사를 감싸듯이 쌓여진 정족산성(일명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있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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