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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구입 “새치기” 극성/“새해되면 값 오른다”… 계약자 늘어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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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동차사 노조·영업소 출고상황 감시도
최근들어 자동차에 대한 이상특수가 이어지면서 자동차업계에 「출고 새치기방지 비상」이 걸렸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여유자금으로 자동차·귀금속 등을 사두려는 과소비 풍조가 고개를 든데다 내년 1월1일부터 출고되는 지프형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현행 10%에서 20%로 인상되고 1가구 2차량에 대한 중과세방침이 확정돼 올해안에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계약순서를 무시한 편법출고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세피아·스포티지가 각각 2천여·5백여대씩 주문이 밀려있고 현대자동차의 경우 쏘나타Ⅱ 1만여대 등 미출고 계약차량이 2만5천여대에 이르는 등 메이커마다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종전엔 짧게는 2∼4주(엘란트라·프린스·프라이드 등)에서 길어야 2개월 남짓(쏘나타Ⅱ) 하던 출고대기 시간을 약속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쌍용자동차 노조 판매지부는 신형 지프 무쏘의 출고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달 12일 노조간부 6명으로 공정배정 감시위원회를 구성,새치기 출고 감시활동에 들어가는 한편 노조사무실에 본사는 물론 전국 81개 영업소의 판매과정을 직접 체크할 수 있는 전산망을 설치키로 했다.
송재석 노조 부위원장(37)은 『그동안 5건의 새치기 사레를 제보받아 조사중에 있다』면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1차적으로 관계자에 대한 문책인사를 회사측에 요구하고 불응시에는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용산영업소(소장 엄태경·36)는 특소세방침 등이 확정된 지난달부터 구입희망자가 급증,한달평균 1백30여대이던 출고량을 1백80여대로 늘렸음에도 공급이 달려 출고순서를 놓고 영업직원 상호간 또는 영업직원과 관련직원간 갈등조짐마저 보이자 최근 판매실적이 높은 직원이나 고참직원이 한 계약을 우선 처리해주던 관행을 폐지하고 무조건 계약순서에 따라 출고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판매원들이 소속 영업소의 계약·출고대장은 물론 온라인 통신망을 통해 다른 영업소의 출고상황까지 수시로 감시하는 등 편법출고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 봉천영업소 직원 김병진씨(34)는 『어렵사리 확보한 고객이 새치기로 인해 예정된 날짜에 자동차를 인수하지 못하면 거래선을 바꿔버리기 때문에 새치기방지에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일부 판매원들은 미리 한두대씩 가족·친지 등 제3자 명의로 구입계약을 해놓고 단골들에게 출고하는 현상까지 빚고 있다.<정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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