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학교실>15.텅빈 칼로리 설탕 섭취줄여 비만요인제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설탕 소비량은 나라의 경제상태와 비례한다고 한다.구미 선진국에서는 동물성 지방과 함께 설탕의 과잉섭취가 크게 문제가 되고있다. 우리나라도 설탕 소비가 해마다 늘고 있어 설탕의 과다섭취는 더이상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설탕이 백해무익하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소비가 급증하는 이유는「보이지 않는 설탕」때문인데,가공식품이나 청량음료등 을 통해 무심코 먹는 양이 하루 전체 설탕 섭취의 70%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콜라 한잔에 여섯찻숟가락 정도의 설탕이 들어있다는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많지 않을 것이다.더구나 맞벌이 부부가일반화된 요즈음 요리에 익숙지 않은 젊은 엄마들이 손쉽게 먹을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는 추세도 설탕 소비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설탕은 칼로리만 내고 영양소가 전혀 없는「텅빈 칼로리」로 당질의 일종이다.당질의 주요기능이 에너지 공급이므로 지속적인 운동이나 작업으로 탈진상태에 빠져 있을때 설탕을 섭취하면 피로를풀어주고 에너지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설탕같은 정백가공식품은 소화 흡수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지므로 당이 한꺼번에 혈액내로 흘러들어가 혈당을 갑자기 올리게 된다.이 때 갑자기 늘어난 당을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이 지나치게 분비되면 혈당이 오히려 떨어지면서 저혈당증 을 초래할 수 있다.운동이나 등산을 하기 전에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탕이나 초컬릿등을 먹은 사람들은 이러한「반응성 저혈당증」으로 오히려 더 빨리 기진맥진해지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설탕 자체가 비만증의 원인은 아니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이나 초컬릿 같은「단 음식」은 대개 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칼로리 과다섭취가 되기 쉽다.또 설탕을 많이 먹으면당뇨병이 생긴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마도 당뇨병이 혈당치가 상승하고 소변에 당이 나오는 질병이기 때문에 나온오해인듯 싶다.당질 섭취를 조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설탕의 과잉섭취는 아주 위험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만은 당뇨병의 중요 위험요인이며 설탕의 지나친 섭취는 칼로리 과잉을 초래해 비만이 되기 쉬우므로 특히 가족중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설탕은 분명히 충치의 원인이 된다.당질 자체가 치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고 치아 표면에 당질 음식이 부착돼충치를 만드는 미생물의 영양이 됨으로써 충치의 간접적인 원인이되는 것이다.
백해무익한 설탕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엌에서 설탕 사용을 줄이는 것 못지않게 콜라 대신 우유를 마시거나 과일 주스 대신 과일을 먹는 식습관의 변화로「보이지 않는 설탕」의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