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0개 상장사 5백51억 신고/위장주식 실명전환 중간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추정치 7∼8조보다 훨씬 밑돌아/한국카프로락탐 주인은 코오롱
상장사 대주주들의 위장산 주식 실명전환 내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예상대로 전환규모는 작지만 대주주들은 알려진대로 「경영권 보호」 명목의 위장분산 주식을 많이 갖고 있었고 숨겨져 있던 주식의 출현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태로 빚어졌다.
증권감독원은 다음달 10일까지 실명전환에 따른 소유지분 변동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새로 늘어난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생을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8일 오전까지 증감원에 신고된 위장분산 주식은 모두 30개 상장사의 2백32만5천여주 5백51억여원. 이는 7조∼8조원으로 추정되는 전체규모의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증권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실명전환된 위장분산 주식은 계속 차명상태로 놓아둘 경우 장차 소유권 분쟁에 휘말리거나 자금출처를 증명하기 곤란해지는 등 말썽의 불씨가 될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실명전환된 경우로 보고 있다.
나머지 위장분산 주식들은 96년까지는 종합과세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차명인들도 별다른 말썽을 일으키지 않을 「믿을만한」 사람들이어서 차명상태 그대로 실명전환됐다는 것.
이런 위장분산 주식들은 앞으로 차명인들이 증시의 일상적인 거래를 통해 자기 이름으로 되어있는 주식을 팔고,대주주들이 매각대금을 건네받아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서서히 이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명전환 과정에서 그동안 숨겨졌던 주식의 실제 소유주가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카프로락탐의 경우 외견상 지분율은 동양나이론 19.2%,코오롱 18.4%,고려합섬 5.8%로 되어 있었으나 코오롱그룹의 이웅열부회장이 10.6%의 「히든카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코오롱이 지배주주였다.
범양식품도 박승주회장이 지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8.69%의 지분율을 갖고 있었고 동아투금도 고 김택수씨의 아들인 김중성씨의 지분율이 1.60%에서 5.02%로 높아져 실소유주임이 확인됐다.
지금까지의 위장분산주식 실명전환 사례 30건 가운데 차명계좌 이용은 21건,가명계좌 이용은 14건이었고 차명계좌 가운데 임직원 명의를 빌린 것은 5건에 불과했다. 위장분산은 주로 차명형태로 이뤄지며 회사 임직원보다는 친척·친구 등 믿을만한 사람을 주로 동원한다는 소문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김동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