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사 소설 폐도 대히트 중국작가 가평요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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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적나라한 性묘사를 담은『廢都』라는 소설이 中國을 강타하고 있다.올해 39세인 중견작가 지아핑아오(賈平凹)가 지난 6월에 내놓은 이 책은 불과 한달만에 再版을 찍어내며 11만부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광범위한 독자층의 인기를 업고 작가 賈平凹는 일약 性문학의 거장으로 올라섰다.우리나라 기준으로 본다면「중국의 馬光洙」쯤 되는 셈이다.
어느 시골교사의 애정행각과 삶을 주제로 삼고 있는 이 소설은문화대혁명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정치나 이념은 제쳐놓고 사회와 인간의 행동을 모두 性의식을 통하여 현미경과 같은 시각으로서술하고 있다.
賈平凹는 性에 대해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적 태도가 못된다고 본다.『다시 생활속으로 들어가자.더 깊이 살펴보면 고대작품의 수준에도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금방 알수있다』. 『西廂記』『金甁梅』『紅樓夢』등 중국고전에 독보적인 해석력을 갖고 있는 그는 인간의 진실과 성에 대한 솔직한 자세를드러내는데 있어 어느 시대보다 지금이 뒤처져 있음을 지적한다.
정치가 모든 생활을 획일적으로 뒤덮었던 극좌사상이 지배한 시기나 宋明理學의 성에 대한 엄격주의에 길들여져 온 중국의 풍토에서 賈의 충격은 사회적 금기를 돌파한 당대문학의 전위적인 성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직업적인 혁명가로서 수없이 사선을 돌파하며 시대상황의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창작활동을 해온 원로작가들에 비해 극히 제한적인 개인의 관념유희거나 심지어 부도덕하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이 소설은 성행위를 묘사하면서 문장의 곳곳에 괄호를 치고 작가 45자 삭제,9백55자 삭제 따위를 표시하여 놓았다.
이는 검열때문이 아니다.애초부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그야말로 작가 자신이 의도적으로 처리했다는 것이 다.문학적 기법이라기 보다 황색에 가깝다는 오해의 소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 평론가는 賈가 현실윤리에 짓눌린 성본능의 대리만족 수단으로 문학을 동원한 것이 아니라 문학이 지닌 허구성을 이용하여 중국사회의 실상과 인간욕망의 진실을 증언함으로써 중국의 성을 소재로 한 고전의맥과 현대의 실생활을성공적으로 접 합시킨개척적인 작가로 평가하기도 했다.
[北京=全擇元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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