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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참사」 청와대·여야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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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침통… 개탄… 수습책 마련 부산
10월 둘째주 일요일을 덮친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에 정·관가도 경악을 금치못한채 수습노력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포역 열차사고·아시아나 항공사고에 이어 또 다시 터진 대형사고에 청와대 및 여당관계자들은 새 정부의 관리능력에 흠집을 남기게된 점을 걱정하며 침통한 분위기고,야당측은 내각인책을 촉구하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김 대통령 “어이없는 일” 유감 표명
○…김영삼대통령은 11일 아침 박관용 비서실장 등 참모들을 불러 조속한 구호·보상책 마련을 지시하는 한편 관계자 문책을 예고.
김 대통령은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가려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이경재대변인은 문책선과 관련,『어느 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엔 단호한 조치가 있을것』이라고 설명.
이에따라 지난번 열차·항공기에 이어 이번 여객선 사고의 주무장관인 이계익 교통장관의 처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일각에선 차제에 그간 문제가 있던 장관들을 포함한 개각의 가능성도 배제않고 있다.
김 대통령은 『그간 기회있을때마다 국민의 생명을 중시하는 행정을 펴도록 철저한 안전점검을 지시해 왔는데 이런 사고를 빚은 것은 유감』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
김 대통령은 자신이 학창시절 부산에서 거제까지 어선을 타고 다니던 때를 회고하며 『파도가 높으면 정면돌파하는게 기본인데 이번 사고얘기를 들어보니 무리하게 회항한게 잘못된 것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는 것.
김 대통령은 또 국민들이 편히 쉬고있는 주말에 이런 사고로 놀라게 해 가슴아프다며 거듭 아쉬움과 유감을 표시했다는 것.
김 대통령은 11일 전국체전 참석차 광주로 떠나기에 앞서 이날 아침 현장을 둘러 보고온 황인성총리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는데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의 현지시찰방안 등도 검토.
김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30분 황 총리로부터 사고내용을 보고받고 『정부의 모든 기관을 총동원,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라』면서 이해구내무·권영해국방·이계익 교통장관의 현장급파를 아울러 지시.
한편 청와대는 3월의 경부선 무궁화호탈선 전복,7월의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에 이어 이번 여객선 침몰사고 등 「육·해·공」에서 대형사고가 잇따라 사고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
새 정부 출범후 이밖에도 예비군훈련장 폭발참사 등 인재로 인한 사고외에 냉해가 겹치는 등의 악운에 고사라도 지내야겠다는 표정.
○…10일 관계장관들에게 사고수습을 바쁘게 지시했던 황 총리는 11일 오전 8시쯤 이계익 교통장관·염태섭 해운항만청장 등과 함께 헬기편으로 사고현장 주변과 현지사고 대책본부를 방문.
황 총리는 위도 면사무소의 대책본부에 들러 사고상황을 보고받았는데 시종 침통한 모습. 황 총리는 취임이후 자신이 회장을 지낸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추락과 구포 열차사고에 이어 이번 참사까지 이어지자 주변에서는 대형 사고와의 악연을 안타깝게 느끼는 표정.<김현일기자>
◎여야/“사회기강해이탓” 한목소리 성토
○…민주당은 11일 오전 이가택대표 주재로 최고위원·당3역 및 내무·교체위원들이 참석한 사고대책회의를 갖고 새 정부들어 잇따르는 대형사고가 행정기강의 해이 때문이라고 규정한 뒤 황인성총리 등 내각 총사퇴를 강력히 촉구.
이기택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열거하기도 어려운 신정부 출범이후의 각종사고에 이어 여객선사고가 또 터져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하늘을 보기가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개탄한뒤 『이는 김영삼정권의 기강해이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 김원기최고는 『갑작스런 돌풍이 원인이 아니라 도서주민교통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감독소홀에 따른 인재』라고 주장한 뒤 『비단 이번 사고뿐 아니라 지금까지의 대형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묶어 황인성내각에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형최고는 이날 『새 정부들어 부산열차·아시아나 항공사고 등에 이어 이번 여객선사고까지 육해공에 걸쳐 세계적 규모의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상층부만 긴장하고 하부조직은 기강이 해이해진 탓』이라고 성토. 조 최고는 『이번 사고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무인도 선박지원금 중단·감독소홀 등 수개월간 원인이 누적된 때문』이라며 『총리와 관계장관은 전원퇴진하라』고 주장.
김병오 정책위의장은 『김영삼대통령이 인기위주의 겉치레행정에만 치우치고 하위직의 자발적 자세는 공백을 빚고있는데서 빚어진 사고』라며 『내각은 잇따른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하라』고 촉구.
이날 회의도중 이미 현장에 내려가 있는 부안지역구의 이희천의원으로부터 『사고여객선은 항해사가 승선치 않고 갑판장이 운전했으며 현지주민들은 4백여명이 승선한 것으로 전언했다』는 보고가 접수돼 참석자들이 더욱 개탄.
민주당은 이날 회의후 이 대표와 당 3역 등이 직접 현장에 내려가 진상조사와 희생자가족 위문에 나서는 한편 김원기최고를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사태수습에 총력.
○…민자당은 11일 전북 부안군 위도앞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와 관련,긴급재해대책회의와 고위 당직자회의를 열어 재발방지 대책강구 등 부산한 움직임.
김종필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장사하는 사람이야 많은 인원을 가리지 않고 태우려고 하겠지만 그것을 감독해야 할 사람들은 당연히 감독했어야 하는데 타성에 젖어 직무유기를 했다』며 개탄했다.
이에 대해 신경식 총재비서실장은 『사고 책임문제만큼은 개혁차원에서 철저히 추궁할것』이라고 강조해 문책인사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민자당은 회의에서 연안여객선 운영실태 조사특위를 구성키로 결론.
민자당은 이와함께 이날오전 황명수 사무총장과 이승무 재해대책위원장,양창식 전북도 지부위원장,고명승 부안군 지구당위원장 등을 현지로 급파해 부상자·유가족을 위로하고 사고대책관계자들을 격려하도록 조치.<최훈·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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