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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기자의 새만금 이야기] 새만금의 생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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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의 생태계
지난 1월 해양수산부가 수집한 '새만금 갯벌 자료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지역 조하대에서 출현한 생물종은 플랑크톤 181종, 저서동물이 435종으로 조하대 해역의 환경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조간대 갯벌에는 204종의 저서동물이 평균 2,232 개체/m2 의 서식밀도을 보였으며, 수산물인 동죽 조개의 경우 최대 7,057 g/m2 가 채집되기도 하였다. 어류는 120여종을 어획하였으며, 이곳으로 회유하는 실뱀장어의 양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은 이처럼 연중 다양한 생태종이 번식과 번식을 거듭하며 살아가는 곳이다.
새만금 갯벌은 고운 진흙과 모래가 적당히 섞인 갯벌로 수렁처럼 발목이 빠지는 곳과는 자연적 조건이 다른 곳이다. 금강-만경강-동진강 등 강 하구가 맞닿는 갯벌에서는 생태계가 잘 발달해 있다. 하구 민물이 흘러드는 줄기를 따라 조개류를 비롯한 각종 어류들이 산란과 번식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 흙 갈색의 표면 위에 뚫린 울퉁불퉁한 숨구멍들로 가득한 갯벌은 그 속에 온갖 생명들이 일렁이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검고 단조로운 색깔일 뿐이지만 그곳은 형형색색의 다양한 종들이 무리를 이루어 살고 있다.

짙은 흙 갈색 갯벌 표면 위에는 서해비단고동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런 서해비단고동은 바다를 무대로 살아가는 모든 생물종들에게 식량자원이 될 것이다. 서해비단고동과 민챙이는 박테리아, 식물성 플랑크톤인 규조류와 함께 갯벌 속의 유기영양분을 섭취하며 사는 1차 생산자로 건강한 해안 생태계의 지표가 된다.

그래서 서해비단고둥과 민챙이는 이곳에서 대량 서식하는 동죽ㆍ대합ㆍ반지락ㆍ가무락 등 조개류나 참방개ㆍ농게ㆍ칠게ㆍ뻘털콩게ㆍ밤게 등 10여종의 게들에게 더 없이 좋은 식량이 된다. 이들은 다시 망둥어 ㆍ가자미ㆍ 넙치 등 얕은 바다 물고기에게 먹이가 되며 마지막으로 갈매기나 도요새 등 철새들이 바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해안 생태계 먹이 사슬의 가장 넓은 영역을 확보해 놓는 생물들이다.

이처럼 생명의 원천들이 수 없이 널려 있는 갯벌은 더 이상 버려진 땅이 아니다. 인간의 인위적인 손으로 개발하고 형질을 터무니없이 변형해야만 가치 있는 땅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진.글=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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