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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경제 28년간의 변화추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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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개방화.국제화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국경」이 이미 허물어진 가운데 우리경제는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선진국문턱은 물론 중진국대열에서도 낙오하기 십상이다.개발연대시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우리경제는 이제 세계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볼시점에 왔다.
「세계속의 한국」의 좌표설정은 우리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또 그동안 量의 성장에서 質의 추구로 모든가치관이 바뀌어야 하는 계기가 된다.
中央日報가 창간된 지난65년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NP.경상기준)은 30억달러,1인당 국민소득은 1백5달러였다.
GNP규모로는 아시아의 은둔국 네팔(89년 28억4천7백만달러),중남미의 후진국 자메이카(89년 34억8천4백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그러나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72년 1백억달러를넘어섰고 86년 1천억달러,89년 2천억달러에서 91년에는 2천8백17억달러로 세계 15위의 대열에 올라섰다.
미국(5조6천8백58억달러),일본(3조3천8백62억달러),독일(1조5천7백59억달러)등 선진국에는 못미치나 대만(1천8백1억달러),홍콩(8백16억달러),싱가포르(4백9억달러)보다는 앞서는 규모다.
1인당 GNP도 74년 5백달러에서 77년 1천달러,90년에는 5천달러의 벽을 넘어섰으며 92년에는 6천7백49달러에 이르렀다.이같은 추세라면 오는 96년에는 1만7백16달러(신경제5개년계획 총량지표전망)로 1만달러 고지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가지 우려는 최근들어 우리경제가 경기침체로 인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점이다.새정부가 들어서면서 신경제5개년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司正한파와 뒤이은 금융실명제 실시로 투자마인드가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성장률은 4.7%에 그쳤으며 올해도 당초 예상했던 5.7%(韓銀전망치)에 못미치는 4%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92년성장률 2.1%),일본(1.5%)도 저성장이 계속되고 있으나 경제규모가 다른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성장률 비교자체가 무리다.다만 경쟁상대국인 대만이 90년 5.0%,91년 7.2%,92년 6.1%의 견실한 성장률을 유지하 고 있는 점에 비추어볼때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되살릴수 있는 여건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제까지 우리 경제는 수출주도의 對外지향적인 전략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아왔다.그 결과 65년 1억5천만달러(통관기준)에불과했던 수출은 71년 10억달러,77년 1백억달러,88년 5백억달러를 각각 넘어섰고 올해에는 8백35만달러 에 이를 전망으로 10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그러나 조립및 가공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산업을 육성한 결과 수출증가량에 비례해 부품.소재등을 포함한 수입은 더욱 큰 폭으로늘어 만성적인 무역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85년부터 이른바 3低현상이 찾아오면서 86~89년에는 무역수지가 한때 흑자를 나타냈으나 90년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서 92년에는 적자 규모가 51억달러에 달했다.
수출경쟁국인 대만이 92년 1백31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고 심지어 인도네시아(32억달러),중국(43억달러)까지도 흑자국으로 돌아선 것과 비교할때 수출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산 업구조를 조정하는 일이 당면 과제로 등장했다.
예를 들어 91년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대수는 1백20만8천대(승용차 94만3천대,상용차 26만5천대)로 이가운데 절반가량을 해외에다 팔아 세계에서 자동차를 수출하는 10대국 대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량은 같은 기간중 일본의 1천1백4만5천대,미국의 7백31만6천대,독일의 4백35만9천대,프랑스의 3백1만1천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중화학제품의 수출비중은 62.8%(92년현재)에 달하고 있으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투자와 개발이 요구된다.
경제성장에 따라 우리 사회의 구조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우선 취업구조를 보면 65년 전체 취업자의 58.5%를 고용하던 농림어업이 90년에는 18.3%로 뚝떨어진 반면 광공업 취업비중은 이 기간중 10.4%에서 27.3%로,서비스산업은 31.2%에서 54.4%로 크게 늘어났다.
서비스산업 취업비중은 90년기준으로 미국 68.8%,영국 66.8%,프랑스 66.3%,일본 55.9%로 선진국일수록 높게나타나 단순히 취업구조만을 놓고 볼때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의 충분한 발전없이 서비스산업이異常的으로 비대,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도 크게 향상돼 TV의 경우 인구 1천명당 보유대수(91년기준)2백70대에 이르렀다.
미국(1천명당 8백13대),일본(5백85대),영국(5백34대),독일(3백79대)등에 비해서는 보급률이 떨어지지만 말레이시아(1백13대),태국(1백대),인도네시아(39대),중국(10대)등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TV등 家電기기의 대량보급은 큰 폭으로 늘어난 電力생산량이 뒷받침됐다.전기는 65년 당시만 해도 턱없이 모자라 하루에 몇시간씩 제한送電을 했고 그나마 전기의 質이 좋지않아 電球가 깜박거리는 불편을 겪어야했다.
91년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생산량은 98억8천5백만Kwh.
미국(2천3백51억Kwh),중국(6백15억Kwh),일본(7백40억Kwh),캐나다(4백17억Kwh)등에는 못미치나 태국(41억Kwh)등 개발도상국들에 비해서는 많은 量이다.
다만 미국.프랑스.일본등 선진국들은 電力생산의 상당부분을 淸淨연료인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原電건설이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입지선정에 애먹고 있어 앞날을 내다보는 電源개발계획 수립에 큰 차질을불러일으키고 있 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주식시장도 활성화,우리나라 증권시장의 상장주식 총액은 90년 현재 1천1백3억달러에 달했다.
東京(2조8천2백16억달러),뉴욕(2조6천9백21억달러),런던(8천5백81억달러)등 세계3대 국제금융시장에는 크게 못미치나 홍콩(8백30억달러)보다는 앞선 규모다.
교육열기는 예나 지금이나 높아 고등교육(전문대 이상) 취학률(89년기준)이 37.7%에 달하고 있다.
이는 캐나다(88년 62.2%),미국(86년 59.6%)보다낮은 것이나 프랑스(88년 34.5%),독일(88년 31.8%),일본(88년 30.1%)등 여타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투자는 크게 떨어져 초등교육교사 1인당 학생수(89년기준)가 무려 34.5명이나 됐다.
캐나다(88년 7.3명),독일(88년 서독 17.6명),호주(88년 16.6명)등 선진국은 차치하고라도 중국(88년 22.8명),북한(87년 26.2%)에 비해서도 뒤지고 있는 형편이다.사망원인별 사망률도 異常현상을 나타내 교통사 고와 癌사망률이 세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의 경우 우리나라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1.8명으로 뉴질랜드 28.1명,미국 21.4명,프랑스 19.2명,캐나다 17.3명,일본 13.0명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다.
癌사망률도 우리나라는 인구10만명당 68.7명인데 반해 일본(82.8명)을 제외한 미국(61.7명),캐나다(60.9명),프랑스(57.1명),뉴질랜드(52.9명)등이 우리나라 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韓鍾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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