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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만 뚫어놓은 “교통 사각지대”/신도시 오가기가 겁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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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호등등 안전시설 너무 미비/과속·무단횡단 사고 속출
분당·일산 등 서울주변 신도시가 교통사고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길만 넓게 뚫린 채 신호등·교통표지판 등 교통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은데다 신호를 무시한 차량들의 과속질주에 행인들의 무단횡단까지 성행해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신도시 주민들은 『신호등만 믿다가 변을 당하기 십상』이라며 『길을 오가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3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중동 신도시의 경우 간선도로에 신호등은 물론 교통표지판·도로안내표지판 등 교통안전시설물이 전혀 설치돼 있지않다. 이 때문에 부천 중부경찰서앞과 복사골아파트앞 교차로에서는 차량 충돌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하루 3만여대의 차량이 지나는 중부경찰서앞 10차선 도로 교차로는 고가도로 교각이 시야를 가려 사고가 많이 발생,지난달 20일 오후 8시쯤 교차로를 먼저 통과하려던 트럭과 승용차가 정면 충돌,승용차 운전사 김모씨(31)가 그 자리에서 숨지기도 했다.
중동 신도시는 부천시와 택지개발을 한 주공·토개공측 사이에 전자교통신호체게 시설협의가 잘 되지 않아 교통시설물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
분당과 일산·산본 신도시 등은 도로가 넓은데다 한적한 틈을 이용한 차량들의 신호 무시·과속질주와 행인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많게는 하루 4∼5건씩 일어나고 있다.
분당 시범단지앞 삼거리와 일산 태영아파트앞 속칭 풍동사거리 등은 이같은 교통사고의 대표적인 다발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9일 낮 12시40분쯤에는 시범단지앞 삼거리에서 무단 횡단하던 이현철군(5)이 서울4 으7083호 봉고차에 치여 중상을 입었으며,6월4일엔 풍동사거리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대형 트레일러와 트럭이 정면 충돌하기도 했다.
일산신도시 주민 김현정씨(21·여·고양시 마두동 강촌라이프아파트 525동 1503호)는 『풍동사거리를 건널 때마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드는 차량때문에 아찔한 순간을 몇차례나 넘겼다』며 『신호등을 믿기보다는 차량이 완전히 멈춘 다음에야 길을 건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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