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들 휴가잊고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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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귀국즉시 경영개선독려·교육 박차/이건희회장/노사분규 후유증 추스르기 구슬땀/징세영회장/창업이후 한번도 휴가가본적 없어/김우중회장/새 자동차발표회 진두지휘/김석원회장
대부분의 재계 총수들이 여름휴가를 잊고 산업현장이나 나라밖에서 바삐 뛰고있다. 국내외의 경영환경은 급박하게 변화하고 있고 신경제와 맞물린 경영혁신,투자 활성화 대책 등 직접 챙겨야 할 것이 많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좀처럼 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삼성의 숨가쁜 개혁 드라이브가 몰아오고 있는 위기의식의 팽배 등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8일간 해외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4일 오후 귀국한 이건희 삼성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여름휴가는 계획하지 않고있으며 앞으로 당분간 국내에 머물면서 질경영을 위주로한 「경영개선」 작업의 지속적인 독려와 관련 교육에 힘쓸 예정이다.
정세영 현대회장은 울산지역 계열사들의 장기 노사분규가 일단 마무리 국면에 들기는 했으나 그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생산 및 수출을 독려하느라 여념이 없다. 정 회장은 예년같으면 7월말 또는 8월초에 여름휴가삼아 경포대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에 참석하곤 했으나 올해는 좀처럼 짬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우중 대우회장은 창업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따로 날짜를 잡아 휴가를 보낸 적이 없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김 회장은 이달에도 자동차 수출과 관련된 상담건 등으로 한두차례에 해외출장에 나설 계획이다.
김석원 쌍용회장은 매년 8월초 가족과 함께 용평에서 3박4일정도 휴가를 가져왔으나 올해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쌍용자동차의 무쏘 신차발표회를 진두지휘하는 등 그룹경영에 바빠 이례적으로 아직 휴가일정을 잡지 않았다.
예년이면 보통 노모 등 가족과 함께 2박3일 정도 남해안으로 휴가를 떠났던 박성용 금호회장은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로 휴가를 취소하고 뒷수습에 분주하다.
김선홍 기아회장과 조중훈회장 역시 특별한 휴가계획을 세우지 않았고 신격호 롯데회장도 일본에서 현지사업을 둘러보는 일로 휴가를 대신할 계획이다. 반면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능률이 오른다면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총수들도 적지않다.
최종현 선경회장은 당초 전경련 회장으로서의 업무까지 겹쳐 여름휴가를 취소하려다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워커힐 자택에서 잠시동안 휴식을 취했다. 또 구자경 럭키금성회장도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서울근교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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