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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기출퇴근 시행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대부분직원들 “출근길안막혀 좋다” 환영/어학학원등 「오후산업」에 새바람 넣을듯
삼성그룹이 8일부터 삼성전자 등 일부계열사를 시작으로 오전 7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조기출근제의 시행에 들어갔다.
시행 첫날인 이날 출장이나 휴가에서 돌아온 일부 직원들이 「지각」하는 사태를 빚기도했으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일찍 나오니까 길이 안밀려 좋다』며 환영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질위주의 경여」을 위해 재계에서 처음 시작된 삼성의 조기출근제는 정부가 출퇴근 시차제를 권장하고 있는데다 활용만 잘하면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퇴근후의 자기시간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기업이나 관공서의 근무행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많은 직장인들은 출근전의 아침시간을 이용해 운동을 하거나 어학교육을 받고있는데 조기출근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헬스클럽과 학원·사우나 등이 「아침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아침산업 못지않게 퇴근후의 어학학원 등 건전한 「오후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미 퇴근후의 시간을 자기계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어학강좌를 사내에 신설하는 한편 취미생활을 위한 동호인활동을 지원하기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삼성은 이와함께 관공서와 금융기관의 출근이 상대적으로 늦은 점을 감안해 외환거래업무와 금융,대관공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출퇴근에 다소의 융통성을 주기로했다.
그러나 실제적인 퇴근시간은 시간외 근무 1시간을 합쳐 오후 5시가 될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업무종료시간(오후 4시30분)이나 관공서의 퇴근시간(오후 6시)과 맞추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의 조기출근제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주변의 음식점과 유흥업소 등이다.
오후 5시쯤 퇴근하게 되면 술집으로 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길의 혼잡을 피해 사무실근처에 있지않고 일찍 집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조기출근제가 어느정도로 다른기업에 확산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해가 긴 여름에 서머타입을 적용해 7시쯤 출근하고 일직 퇴근,자기시간을 갖는 추세여서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시차제 출근제의 도입이 늘어나고 이에따른 생활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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