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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간염 바이러스 보균자 술·과로는 절대 금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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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간염바이러스가 간암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이를 물리칠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간염바이러스의 침범을 피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중 상당수는 이미 간염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 서울대의대 안윤옥 교수는『B형 간염의 항원 (HBsAg)도 항체(HBsAb)도 없는 사람은 예방주사를 맞으면 되지만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의 60∼75%정도는 이미 한번 이상 간염바이러스의 침범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예방주사를 맞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몸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 즉 「항원 양성, 항체 음성」인 사람에 대한 대책이라는 것이다. 건강검진 때 항원이 양성으로 나타난 사람들은 예방주사를 맞힐 수 없고 다만 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이들이 바이러스를 물리칠 항체를 갖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주요한 연구과제며 암에 걸리지 않거나 걸려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보건과제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장기간 항원양성인 사람은 만성간염환자이거나 자신은 간염에 걸리지 않아도 남에게 옮겨줄 수는 있고 몸에 계속 바이러스를 가지고 사는 보균자들이다. 문제는 이들에게 항체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간염바이러스가 몸에 장기간 계속 있는 경우 즉 항원이 양성인 경우가 오래가면 그중 20∼40% 정도가 나중에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문제가 큰 것이다.
일부에서 인터페론 등을 주사, 항원을 없애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나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격도 비싸 현재로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항체를 만드는데 단백질이 필요하니 단백질을 비롯한 각종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간에 무리가 가지 않게 음주나 과로를 피하는 방법 정도가 제시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똑같이 몸에 들어와도 이후의 상황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서울대의대 김용일 교수(병리학)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우선 염증을 일으켜 급성간염이 되고 이것이 만성간염으로 된 다음 간경변·간암으로 이어지는 것이 전형적인 과정인데 경우에 따라 중간과정이 생략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간염바이러스가 몸에 있다는 것은 간암의 확률을 높일 뿐 무조건 모두 암으로 진행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한 요소일 뿐 여기에 다른 촉발요인이 함께 이어져야 암으로 된다는 것이다.
특히 술은 직접적인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간암이 일어나는데 촉진작용을 하므로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삼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제대의대 이혁상 교수(일반외과)는 『장기적으로 항원이 양성이고 항체가 생기지 않는 사람들은 3개월에 한번 정도 간암관련 특수 조기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기 진단법으로는 간암시 생기는 알파피토 단백질이라는 물질에 대한 검사법과 초음파검사·단층촬영·혈관촬영 등이 있다.<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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