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있는 나라서 이런일이…”/김춘도순경 빈소 유족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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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아들 숨질때 모내기 열중”… 유품 보자 실신
『내아들은 다시 살아날기데이. 관을 덮으면 안돼…』
김춘도순경의 어머니 유차분씨(61·농업·경북 영덕군 달산면 옥산1리)는 아들이 객지에서 비명에 숨진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듯 오열을 그칠때마다 영정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12일 저녁 비보를 접한 김 순경의 아버지 김학용씨(61·농업)가 사망소식을 감춰 13일 새벽 4시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 빈소에 택시를 대절해 함께 타고 올 때까지만 해도 그저 부상정도로만 알았던 그였다. 아들의 빈소를 마주한 순간 『내아들 춘도가…』라고 쓰러져 절규화 통곡이 계속됐고 자리를 지키던 동료경찰관들도 함께 오열했다.
『보고싶어 우예 살꼬. 말로 하지 왜 때려…』 황급히 상경한듯 티셔츠에 몸빼바지의 전형적 시골아낙차림인 그는 아들의 부검이 끝나기 직전인 정오쯤 기어이 실신,응급실로 옮겨졌다.
『아들이 숨질때 나는 논에서 모내기를…』 좀처럼 감정표시를 하지않고 하지않고 슬픔을 삼키던 아버지 김씨도 오전 11시쯤 김 순경의 내무반 동료가 진압복·Y셔츠 등 유류품을 가져오자 기어이 울음을 터뜨리며 무릅을 끓고 오열했다.
『나이 육십넘어 이 무슨 험한 꼴이야…』 유류품을 어루만지는 주름이 깊게 팬 거친 손등위로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법이 있고 질서가 있는 나라에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죄없는 내 아들이 왜 맞아죽었는지 미치도록 안타깝구만….』
미리 도착한 큰아들 춘식씨(31·일식집경영) 등 가족·친척 등 20여명과 함께 슬픔을 나누던 김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신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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