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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무환 중국』과 『무비유환 한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중국 남자 탁구가 이번 대회에서 비록 홈팀 스웨덴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한국 탁구에 큰 교훈을 남겼다.
바로 준비하는 자세가 그것이다.
한국 남자 탁구가 유남규·김택수의 선전 여부에 매달려 있는 동안 중국은 「이면 타법」의 류궈량을 키워냈고 또 유럽세에 대비, 수비 전형의 왕하오를 새롭게 대표에 포진시키는 등 애를 써온 것이다. 중국 탁구가 무너진 것은 89년 제40회 도르트문트 대회부터.
전진속공의 대명사 장자량이 이끌던 중국은 발드너의 스웨덴에 그만 5-0으로 참패, 준우승에 그친데 이어 91지바 대회에선 7위까지 밀려나는 망신을 당했었다. 이후 뼈를 깎는 반성을 거듭한 중국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 아래 당시 이탈리아 클럽 팀 코치로 있던 31세의 차이 전화를 대표팀 감독으로 전격 발탁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
아울러 87년 독일로 건너갔다 최근 스페인에서 활약중인 셰이크핸드 수비수 왕하오 (27)를 대표로 뽑아 유럽에 맞서게 했다. 왕하오는 결승에 2패를 당해 빛이 반감됐지만 결승에 오르기까지 5전승를 거두는 기염을 토했었다. 또 중국은 국내에서는 펜홀더 라켓 뒷면에 이질러버를 부착한 신라켓으로 속칭 「이면 타법」이란 신기술을 구사하는 신인 류궈량을 착실히 키워왔다. 그러나 한국은 탁구 최강전이라는 국내 스케줄에 얽매여 세계 선수권 한달반 전에야 준비를 시작했고 그나마 대표 선발전 등으로 또다시 1주일이란 시간을 낭비했다. 몇해 전부터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중국과는 천양지차인 것이다. 【예테보리=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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