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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짜게 먹으면 위암 잘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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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가 매일매일 먹고 있는 것으로부터 암이 생긴다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서울대의대 안윤옥 교수(예방의학)는 『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남성암의 30%, 여성암의 30∼40%가 먹는 것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음식과 관련이 높은 위암이 미국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체 암중 먹는 것에서 비롯된 비율이 미국보다는 더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식생활이 일으킬 수 있는 암은 단순히 구강암·식도암·위암·대장암 등 음식물이 통과하는 부위의 암은 물론 유방암, 비뇨기 계통의 암, 생식기의 암 등 여러 부위의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는 것. 즉 잘못된 식생활이 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바꿔 말하면 식생활 개선으로 상당수의 암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고 안 교수는 강조했다.
그러면 식사에서 어떤 요인이 암을 일으키는가. 연세암센터 부속병원 김병수 원장은 『무엇보다도 짠 음식의 과다섭취가 가장 문제가 되며 태운 고기와 생선류, 훈제한 식품 및 동물성 지방의 과다섭취가 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식품중의 발암물질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일상적인 식사습관이 더욱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다.
김 원장은 『짠 음식은 위암, 식도암, 구강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있다』고 소개했다. 개를 통한 실험에서 3년간 계속 짠 음식만 골라 먹였더니 이로 인해 위암이 생긴 것이 확인됐으며 짜게 먹는 사람들은 싱겁게 먹는 사람들보다 훨씬 소화기암에 잘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짜게 먹는 습관은 왜 암을 일으키는가. 안 교수는 『소금 그 자체가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과다섭취는 위 점막에 손상을 줘 식품을 통해 들어온 발암물질의 작용을 돕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나라는 위암이 가장 많은데 짜게 먹는 습관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이야기다. 하루 식염섭취량은 5∼10g정도가 권장되는데 우리나라사람은 평균 25g을 먹고 있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도 60년대에는 위암이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이었는데 식품의 장기보관을 위해 소금에 음식을 절이는 염장과 연기에 그슬리는 훈제를 많이 하는 바람에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위암이 줄어들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냉장고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염장이나 훈제음식의 소비가 크게 줄고 신선한 상태의 음식을 늘 먹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라는 것.
사람들이 짜게 먹게된 연유는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식품을 소금에 절인데서 연유된 것인데 우리 나라의 경우 냉장고가 많이 보급되었음에도 짜게 먹는 습관이 쉽게 사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염분섭취를 줄임으로써 암을 예방할 수 있음이 실증적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청 발표예서 서울지역 위암발생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서울지역 식생활 풍토가 갈수록 싱겁게 먹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는 것.
아울러 고기나 생선을 태워 먹는 것도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서울대약대 정진호 교수는 『고기나 생선의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이 불에 타면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으로 바뀌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인과 일본인에 위암과 간암이 많은데 짜게 먹는 것과 함께 고기와 생선을 불에 바로 구워 먹기를 좋아하는 습성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정 영양소를 과다하게 먹는 것이나 반대로 부족하게 먹는 것도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긴 하지만 많이 먹었을 때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지방이 있다. 연세대의대 오희철 교수(예방의학)는 『육류, 특히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대장암과 유방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고 섬유질이나 비타민A 등의 섭취가 적은 사람도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식생활 속의 발암요인을 피하는 소극적인 대응보다 식사내용과 방식을 암을 막아주는 쪽으로 바꿔 가는 적극적인 암예방 활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제인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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