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본부 인사담당부국장 김재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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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국은 유엔의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유엔에 대해 모르는게 많습니다. 따라서 재능있는 한국인들이 좀더 많이 유엔을 무대로 일하게 된다면 국위선양은 물론이고 한국이 유엔에 대해 훨씬 잘 알게 될테니까 여러모로 바람직하겠지요.』
현재 유엔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약20명의 한국인 가운데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에 오른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뉴욕본부의 인사담당 부국장 김재희씨(58).
동경유니세프 대표로 부임하기에 앞서 잠시 고국에 들른 김씨는 『한국인, 특히 여성이 세계를 무대로 봉사하려는 의욕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현재 전문직원의 34%가 여성인 유니세프의 경우 94년까지는 40%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고, 그밖의 유엔 산하기관들도 오는2000년까지는 전체 고용인원의 50%가 여성이 되게끔 한다는 장기구상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영어를 비롯한 국제공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은 필수자격요건. 여기에다 정부는 유엔대표부등을 통해 유엔 산하기관들의 고용관계 정보들을 신속히 입수하고 국제문제에 대해 특별훈련시킨 고급인력 명단을 유엔에 보내는등 방법으로 한국인들의 유엔진출을 적극 도와야한다고 강조한다. 원래 유엔본부의 사무처 직원은 회원국들의 분담금 비율에 따라 시험을 거쳐 채용되는데 한국도 분담금을 내는 정식회원국인만큼 좀더 본격적인 국가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라고해서 처음 2년간은 파견국가가 그 직원의 고용에 필요한 비용(연간10만달러)을 부담하고 그 후엔 유엔기관이 그 사람의 경력·근무태도등을 감안해 정식 채용토록 하는 제도를 적극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유니세프에만도 매년 10명씩 그런 방법으로 정식직원으로 흡수시키고 있어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뒤 신문기자, 가족계획협회 홍보부장, 유네스코 방글라데시 인구홍보사업 고문등을 거친 김씨가 유니세프에 몸담은 것은 지난 79년. 인도네시아에서 유니세프의 교육및 지역개발사업을 시작해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유니세프 대표를 역임했다. 90년부터 뉴욕본부 인사담당부국장으로 일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일본·호주·뉴질랜드를 통괄하는 동경유니세프 대표로 최근 임명됐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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