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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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해외봉사단원 23명이 소속된 분당 샘물교회는 국내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교회를 개척한 박은조(51) 담임목사의 평소 신념 때문이다.

영국 런던의 바이블 칼리지를 졸업한 박 목사는 1998년 분당에 새 교회를 세우기 전까지 17년간 서울 영동교회 담임목사직을 맡았었다. 대형화하는 다른 교회와 달리 공동체적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샘물.한영.일원동교회 등 8개 교회를 분가시켰다. 지난해부터는 샘물기독학교라는 초등과정 대안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박 목사는 96년 한민족복지재단을 세웠다. 그가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한민족복지재단은 해외 지부를 구축하고 장기체류 봉사자를 파견하는 사업을 펼쳐 왔다. 샘물교회는 재단을 후원하는 한편 주로 방학과 휴가기간을 이용해 1~2주일 일정의 단기 봉사단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운영해 왔다. 이번에 납치된 봉사단원 상당수가 이미 여러 차례 해외 단기 봉사활동을 경험한 사람들로 알려졌다.

샘물교회와 한민족복지재단은 초기에는 주로 북한주민돕기 활동에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프간과 이라크 등 오지나 분쟁지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왔다.

한민족복지재단은 현재 아프간의 카불과 칸다하르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수단.스리랑카.캄보디아를 비롯한 13개 국가에 14개 지부를 두고 있다. 샘물교회 봉사단은 아프간에 이어 21일 캄보디아로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납치사건이 터지면서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샘물교회는 한국에서 가장 '젊은 교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전체 신도 3500여 명 중 40대 이하의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다. 교회에서 파견하는 단기 봉사단도 주로 20~30대의 대학생과 직장인들로 구성된 청년회원들이 맡았다.

아프간에서 납치된 봉사단원들을 이끈 배형규(42) 부목사가 청년회 담임을 맡아 활동해 왔다. 신학대에 다닐 때부터 청년사역에 관심이 많았던 배 목사는 영동교회 출신으로 박 목사와 함께 샘물교회 창립 멤버다.

교회 관계자는 "배 목사는 300여 명에 이르는 청년회원의 기도 제목을 일일이 챙겨줄 정도로 목회 활동에 열성적이어서 따르는 회원이 많았다"고 전했다.

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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