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는 이혼 중 "경기장 예정지 보상 더 받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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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올림픽 시설이 들어설 소치 지역의 주민이 보상 문제 등을 의논하고 있다. [소치 로이터=연합뉴스]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때 아닌 이혼 붐이 일고 있다. 시 혼인등록 담당자는 "최근 올림픽 시설이 들어설 지역 주민의 3분 1가량이 이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 당국이 올림픽 시설 예정지를 매입하면서 그곳 주민들에게 다른 지역의 아파트를 대신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세대별로 할당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대체 주택을 2채까지 받기 위한 위장이혼이다.

주간 '블라스티(권력)'를 비롯한 러시아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혼이 크게 늘어난 곳은 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설 소치 외곽의 '솝호스(협동농장)' 밀집 지역으로, 이 지역 주민들은 후보지 선정 6개월 전부터 이혼하기 시작했다. 주로 당근.감자를 재배하던 농장 주민들이 보상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소치가 개최지로 확정된 이후 이혼 신청자는 더욱 늘었다. 시 혼인등록 담당에 따르면 개최지 선정을 전후해 이혼율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위장 이혼이 급증하자 시 당국은 잠정적으로 이혼신청 접수를 중단하는 비상 조치를 취했다.

부동산 가격도 폭등했다. 소치가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평균 30% 정도 올랐다. 소치의 아파트 가격은 현재 ㎡당 3000~1만5000달러(약 270만~1400만원)에 이른다. 수도인 모스크바에 육박한다. 위치가 좋은 곳은 서울 강남 아파트 수준이다.

소치의 한 주민은 "얼마 전까지 22만 달러 하던 방 두 개짜리 아파트가 지금은 35만 달러로 올랐다"고 혀를 찼다. 올림픽 시설이 들어설 '크라스나야 폴랴나(아름다운 들판)' 지역의 땅값은 2005년에 비해 10배 이상 올랐다. 과일.야채.육류 등의 가격도 50% 가까이 올랐다. 현지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120억 달러의 거액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가격 상승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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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3분의 1 위장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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