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중 고연맹전서 게임당 46점|거구에도 날렵…덩크슛 자유자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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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교농구 코트를 주름잡고 있는 현주엽(현주엽· 휘문고3)은 한눈에「물건」임을 알 수 있다.
「발군」이란 말이나 군계일학은 바로 그를 지칭하는 적절한 표현이다.
지난주 끝난 봄철 중고연맹전은 그가 원맨쇼를 연출한 독무대 였다.
4게임에 출장, 게임당 평균 46점이란 엄청난 기록을 작성했다. 그것도 결승인 경복고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을뿐 나머지 게임은 30여분 실렁설렁 움직여 세운 기록이다.
고교농구에서 그의 플레이를 저지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 농구계의 정평이다.
그를 키운 휘문고 김원호(김원호· 57)감독도 31년동안 코치생활을 하면서 현주엽같은 대형은 처음본다고 감탄하고 있다.
1m97cm에 1백2kg.
농구와 배구판을 통틀어 서장훈(서장훈· 2m7cm연세대)과 함께 체중이 1백klg 넘는 국내 유이의 선수다.
덩치가 큰데도 순발력이 뛰어나고 1백m를 13초8에 주파하는등 스피드도 괜찮다. 신발 크기도 3백20mm의 매머드 사이즈.
허벅지· 장단지· 허리둘레가 보통선수들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만큼 엄청나 그의 플레이는 한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팔길이가 길고 선자리에서 3m5cm의 링에다 덩크슛을 꽂아 넣을만큼 고무공 같은 탄력도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단거리 육상선수의 날렵합과 씨름선수의 육중함을 함께 지닌 코트의 거한이다.
현의 어머니 홍성화(홍성화· 46)씨도 지난69년 잠시 농구 국가대표를 지낸 명포워드출신.
험난하기만한 운동선수의 앞날이 싫어 어머니 홍씨는 막내아들인 주엽이의 운동을 반대했다.
홍씨는 주엽이가 국민학교때 성적이 늘 상위권을 차지해 두 형들처럼 공부하기를 바랐다.
그랬는데 어느날 갑자기 주엽이가 운동을 하겠다고 막무가내로 떼를 썼다.
그래서 현이 처음으로뛰어든 것이 씨름판.
그후 휘문중에 들어가면서 농구볼을 잡았는데 중2때 키가 벌써 1m90cm를 넘어섰다.
홍씨는 재치있게 아들 주엽이를 이같이 평가했다.
『운동 소질은 엄마한테서, 머리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것 같아요』
현주엽은 운동을 하면서 유난히도 웨이트 트레이닝에 땀을 많이 쏟았다고 했다.
이미 운동의 길에 들어선만큼 집안에서는 스타로서 그가 대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국제무대에서도 기라성같은 농구의 별들과 어깨를 견줄수 있는 전전후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소망이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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