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자정운동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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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제단체 골프·해외나들이 자제 등 몸조심/기업체 하도급·구매비리,호화접대 사양/금융가 경조사 참석않기 공문
정부의 비리척결과 개혁추진에 경제계 「화답」이 분주하다.
전사원이 한데 모여 의식개혁을 선언하는 전형적인 것부터 골프·해외여행자제,구매부조리 뿌리뽑기 등 「자정백태」를 보이고 있다. 사정한파에 대비한 일시적 방어몸짓인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경제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자정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전경련은 지난 13일 회장단 명의로 「기업의 자기혁신운동」 참여 협조공문을 산하 회원사에 보내 ▲중소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발생되는 부정부패 및 부조리 제거 ▲원가절감 및 근검·절약 등을 당부. 전경련은 이에 관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세워 추진한후 그 진행상황을 통보해주도록 요청하고 23일 30대그룹 기조실장 회의에서 재차 이를 촉구.
중소기협중앙회도 최근 1만여개 산하 협동조합 가입업체 대표들에게 평일 골프 및 해외여행 자제,고급 승용차 안타기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
무협도 불필요한 간행물발간 자제,회식비 50%절감과 함께 협회기구의 대폭개편을 추진키로 했으며,대한상의는 조만간 대대적인 의식개혁 캠페인을 벌일 것을 검토하는 한편 재작년 진행되다가 사그라들었던 산업계의 「5대 더하기운동」 등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중소기업과 관련한 각종 부조리를 제거하기 위해 「구매윤리강령」을 제정했으며 건설업체인 (주)삼익은 「고통분담 결의대회」를 갖고 『올해 임금동결,토요일 오후 반납』을 결정했다.
선경그룹은 최종현회장 주재로 「자기혁신 운동」을 실천키로 했으며 주말까지 ▲하도급 비리척결 ▲납품절차 간소화 ▲의식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삼성·현대·럭금 등 대부분의 그룹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구매과정의 비리와 남의 눈에 띄는 호화행사나 접대의 자제.
이에 따라 각 그룹들은 스스로 거래관행조사에 나서 비리를 근절하고 협력업체들의 애로를 파악,문제점을 대폭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계는 은행원들이 예금유치 캠페인까지 꺼리고 밖에 나가서 점심먹는 것까지 자제하는 등 분위기가 경색된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는 최근 직원들에게 일과중 경조사에 가급적 가지 말라는 등 근무분위기 쇄신을 강조.
이와 함께 증권감독원과 증권거래소·증권업협회·투신사 등은 23일 부기관장 회의를 갖고 금품수수 근절,불필요한 해외여행 자제,주식일임매매 근절 등과 같은 6개항의 자율실천 사항을 채택.<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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