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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연기상 잡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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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김수현 작가의 "SBS 연기대상은 쓰레기 배급"(본지 1월 3일자 25면) 발언에 대해 SBS 측이 반박하는 등 방송사 연말 연기상을 둘러싼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김수현씨, 방송사에 압력"=SBS 고위 간부는 4일 "앞으로 SBS 드라마를 집필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등 방송사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며 김수현 작가가 엄연한 문화권력임을 실감한다"며 "'완전한 사랑'의 주인공 김희애씨에게 사실상 여자 연기자 중 최고상을 주었는데도 '쓰레기' 운운한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젊은 여자 연기자들을 제치고 대상에 이은 2등상인 최고 인기상을 30대 후반의 김희애씨가 받은 게 오히려 고무적이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방송사들이 연기력이 아닌 시청률.자사 기여도 등 다른 요소에 흔들려 상을 결정한다며 질타했다. 아이디 tudorico는 "발음도 불분명한 가수 출신의 연기자가 연기상을 타는 판에 김희애씨가 연기 부문에서 수상하지 못하는 풍토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인터넷 상에서는 '김희애 대상 돌려주기'사이트에 이어 '안티 김수현' 사이트가 개설되는 등 네티즌 간 대결도 뜨겁다.

◇"상 안 주면 신인도 안 나와"=방송사의 연말 연기.연예.가요대상이 선심성.나눠 먹기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대형 연예기획사와 방송국 간의 역학관계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MBC 연기대상의 연출을 맡은 전진수 PD는 4일 "과거엔 후보자 명단에만 오르면 모두 시상식에 참가했는데 최근엔 신인조차 '상을 받는다'고 미리 귀띔해 주지 않으면 안 나온다. 상을 못 받는다는 것을 알고도 시상식에 나온 손현주씨 등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 원로 연기자 이순재씨는 "미국의 에미상처럼 권위와 질을 인정받는 상을 새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성명에서 "상의 공정성을 회복하려면 방송3사가 공동으로 주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민우 기자

*** 바로잡습니다

1월 5일자 종합 11면 '꺼지지 않는 연기상 잡음'기사 중 인용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성명 부분은 대상이 연기상이 아닌 가요시상식이며, 주장한 주체도 민언련이 아닌 시민단체이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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