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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일자리 창출 5년새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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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 '이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00년 고용표로 본 고용구조와 노동연관 효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고용 창출능력(취업계수.10억원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용자수)은 1995년 8.6명에서 2000년 4.9명으로 5년 사이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었다. 제조업이 이처럼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전 산업의 평균 일자리 창출능력(16.9→12.2명)도 4분의 3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전체 취업자 수도 95년 1천7백19만7천명에서 2000년 1천6백67만7천명으로 52만명 감소했다. 특히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95년 53.3%에서 5년 만에 59.4%로 높아졌다.

그동안 수출 호조 속에 정보통신과 서비스업이 급부상했지만 제조업 퇴조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취업자가 계속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으로 감량 경영이 본격화하고 생산설비의 자동화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주력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은 고용 창출능력이 95년 10.1명에서 2000년 4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산업의 정보화가 실업문제 해결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귀 한은 투입산출팀장은 "단순노무 위주의 서비스직보다 전문직을 양성하고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을 육성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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