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산나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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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월대보름을 맞아 땅콩·호두 산나물 등을 먹는 우리 민족의 오랜 풍속은 이들 음식을 먹음으로써 겨우내 부족한 비타민 등을 섭취하도록 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것이다.
강원도 홍전군 서석면의 농민들은 해발 1천m이상 고지대에서 취나물·표고·얼레지 등을 채취해 말린 자연산 산나물세트를 개발, 대보름을 전후해 판매함으로써 짭짤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석면 농민들은 82년 12농가가 힘을 합쳐 산나물세트를 만들었으며 이젠 3백여 명의 부녀자들이 산나물 채취에 나설 정도로 이 지역 특산물로 자리잡았다. 올해 산나물세트 매출액은2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조선조 때 궁중 진상품으로도 이름을 날린 홍천 산나물세트는 맛과 향기는 물론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 취나물에는 칼슘·인·비타민류가 풍부치 함유돼 신경·근육조직 활동에 도움이 되며 두릅은 위염·위궤양·당뇨병 등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봄에 나는 산나물로 죽을 쑤어 춘궁기를 연명함으로써 구휼식품으로 한몫을 해냈던 며늘치엔 며느리들의 애환이 서려있으며 해발 1천2백m 이상 고산지대 눈 속에서 자라는 얼레지는 해독·복통에 효과가 있다.
7∼8종류의 산나물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홍천 산나물세트 값은 2만∼3만원 선이며 전국 농협·우체국에서 주문을 받는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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