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양이 흑염소 “둔갑”/탕으로 끓여 판매… 수입 2년새 4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몸에 좋다”중국 오리도 마구 들여와
몸에 좋다는 건강상품·토속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호주·뉴질랜드산 산양이 국내에서 토종흑염소탕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또 중국산 오리와 토끼고기,서양의 칠면조요리가 별미식으로 등장해 쇠고기와 돼지고기 이외의 기타 가축 수입이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흑염소탕으로 가공되는 호주·뉴질랜드산 산양의 수입이 90년 2천83마리에서 지난해 8천9백14마리로 2년 사이에 4배,도살한 산양고기의 수입량은 같은기간중 2백70t에서 1천4백46t으로 7배 가까이 급증했다.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보신용 흑염소탕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토종흑염소만으로는 수요를 댈 수 없어 이처럼 수입이 큰폭으로 늘고있다고 말했다.
흑염소값은 2∼3년 전만 해도 한마리에 12만∼13만원 선이었으나 수요가 늘면서 사육마리수가 90년 21만1천3백마리에서 지난해 47만1천9백마리로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최고 35만∼50만원까지 치솟았으며 그나마 수입이 증가되면서 값이 하락,최근 26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또 호텔과 서울 강남 등의 일부 전문식당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칠면조고기의 수입은 90년 5천7백t에서 91년 1만1천5백t,92년 1만2천5백t으로 2년새 3배나 늘었으며 오리고기의 수입은 90년 3백t에서 92년 3천8백t으로 12배나 급증했다.
이밖에 지난해부터 수입이 허용된 사슴은 지난해 6월 이후 연말까지 반년 사이에 2천79마리가 들어왔으며 녹용의 수입도 90년 53t에서 91년 89t,92년 1백4t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같은 기타 가축의 수입이 늘고있는 것은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돼지·닭 등 전통적인 육류보다는 이색적인 기호식을 즐기려는 풍조가 만연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길진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