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자 "썰렁" 고추 값 폭등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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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사흘간의 설 연휴를 지낸 이번 주 서울시내 각 재래시장은 반입물량이 적은데다 시장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 속에 피망을 비롯해, 고추 값이 크게 올랐다.
경남 진주 전남 광주·담양·나주 등지에서 주로 나오는 고추는 작년 이맘때 20kg 상자상품의 가락시장 경락가격이 풋고추는 8만원 선, 피망고추는 5만원 선, 꽈리고추는 5만원 선을 유지했으나 올해(26일)는 피망고추가 20만원선, 풋고추가 9만원선, 꽈리고추가 10만원 선에 경락 돼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처럼 고추 값이 오른 데 대해 가락시장 관계자는▲작년 고추시세가 좋지 않아 산지의 하우스 시설면적이 크게 줄었고▲올해 분 건 고추 재고 분이 부족해 가격오름세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 농민들이 적기출하를 꺼리고 있으며▲꽈리고추의 경우 본격출하기(2월)를 앞두고 있어 밀양물량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가락시장 직판장에서는 피망고추가 4kg 1관에 상품이 보름 전 2만원 대에 거래됐으나 27일에는 4만5천 원 선에 팔렸고 풋고추는 4kg에 2만4천 원 선에 거래됐다.
세포조직·향·색상이 우수한 제주 산 당근이 제철을 맞아 성수 출하되고 있다. 육지재배 물량이 끝난 12월 이후 소량 출하되던 제주당근은 1월 들어서면서 본격 출하돼 물량이 크게 늘고 값도 조금 내렸다. 27일 가락시장에서는 20kg 부대상품이 지난주보다 1천 원 정도 내린 8천∼9전원에 경락 됐으며 같은 날 영등포시장 소매 값은 4kg 1관 상품이 3천 원. 제주당근은 종자는 일본수입종이나 제주의 기후·토양 등 이 알맞아 당도가 높고 섬유질이 단단하고 찝찔한 맛이 없으며 색상도 고와 수입 개방시대에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우수한 농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설날이 지난 직후라 수산물도 반입량이 적어 가격은 강 보합세를 보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따르면 선어 류·활어 류·패류를 합쳐 평소 5만∼7만 상자씩 들어오던 것이 26일에는 2만여 상자, 27일에는 3만5천2백14상자가 반입돼 평소물량의 절반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시기적으로 설부터 대보름 사이에는 어민들이 풍어제를 올리는 때여서 1 백%조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물량이 준 데다▲동·서해안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돼 조업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따라서 대보름이 지난 2월이 돼야 물량·가격이 모두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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