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직전 「핵가방」설명들어/클린턴 백악관 입성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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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상처음 흑인교회서 취임예배의식/인수늦어 체니국방 임기 4시간 연장
○…빌 클린턴은 20일 정오(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워싱턴 국회의사당앞 광장에서 거행된 취임식에서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이라는 본명으로 취임선서.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앞에 선 클린턴은 가족 성경에 왼손을 얹고 『나는 미국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미국헌법의 유지·보호와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선서함으로써 공식취임.
○…이에 앞서 거행된 앨 고어부통령의 선서식은 당초 더굿 마셜 전 대법원판사가 주재키로 돼있었으나 전설적인 민권운동가인 그의 건강이 좋지않아 바이런 화이트 대법원판사가 대신 주관.
클린턴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유명한 흑인교회인 메트로폴리탄 감리교회의 예배에 참석했다.
취임식 직전의 예배의식이 흑인교회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부부와 고어 부통령당선자 부부는 예배에 이어 백악관을 방문,퇴임하는 조지 부시대통령 부부와 잠시 환담한뒤 함께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이날 아침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으로부터 미국대통령이 핵전쟁시 핵무기를 가동시킬 수 있는 극비암호가 들어있는 핵암호 가방 「풋터」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브리핑석상에는 새 행정부의 안보담당보좌관린 앤터니 레이크도 배석했는데 이 핵암호가방은 대통령이 어디를 가든 항상 군사보좌관이 뒤따라들고 다니게 돼있다.
○…부시대통령은 클린턴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주기 직전에 국제정세 등을 감안,리처드 체니 국방장관의 임기를 4시간동안 연장.
부시대통령은 체니장관의 임기를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0일 정오이후 4시간을 더 연장하면서 클린턴정부의 레스 애스핀 신임국방장관이 정식 취임하는 것이 그 시간보다 빠를 경우 그때까지만 장관임무를 수행토록 지시했다.
이같은 이례적 조치는 애스핀에 대한 의회인준인 클린턴취임보다 몇시간 늦을 것을 감안한 것이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20일 미국의 클린턴 신임대통령에게 취임축하 전문을 보내고 가까운 장래에 두나라 정상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
옐친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달초 모스크바에서 가진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 서명식 당시 그가 행한 연설중 양국간 대화가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부분을 다시 한번 역설.
○…이라크 국영 언론들은 이날 퇴임한 부시대통령에 대해 일제히 독설을 퍼부으면서 비록 이라크는 전쟁에서 양보했지만 사담 후세인대통령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
이라크 집권 바트당 기관지인 알­타우라는 이날 부시대통령이 『영광·명예·승리중 하나도 건지지 못한채 퇴임하며 정치·군사·도덕적으로 완벽한 패배의 압박감과 수치가 그와 함께 할 것』이라고 강변.
○…이에 앞서 19일 워싱턴 캐피틀센터에서 열린 취임전야제에는 척 베리·리틀 리처드 등 50년대 로큰롤 가수들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마이클 잭슨·다이애나 로스 등 인기절정의 가수들이 대거 참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클린턴대통령은 스트라이샌드의 소개로 등단,한곡을 열창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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