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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탐험가 메리디스 “어린이 교통사고 줄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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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영국인 모험가가 일본~한국~중국~카자흐스탄~터키~영국 등 약 20개국 1만7000여km를 6주 동안 자동차로 횡단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주인공은 영국에서 영문학 대학 강사로 일하는 리처드 메리디스(58·右)와 보조운전자인 필 콜리(42·左). 이들을 지난달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만났다. 영국의 고성능 스포츠카인 애스턴마틴 제작사와 호텔 인터컨티넨탈 체인 등 10여개 기업이 이들을 후원한다.

메리디스는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옛 실크로드를 자동차로 달리면서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를 출발, 1150㎞를 달려 후쿠오카에 도착해 배편으로 부산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아시안 하이웨이’에 포함된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28일 서울에 도착했다. 29일 오후 북한으로 향하는 도로 종점까지 자동차로 주행한 뒤 배편으로 인천을 통해 중국 텐진으로 향했다.

베이징을 거쳐 중국을 횡단한 뒤 인도 등 10개국을 거쳐 이달 말 아시안 하이웨이의 종점인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유럽대륙을 횡단해 다음달 초 영국 런던으로 간다. 이번 여행을 위해 받은 비자만 해도 1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번 여행은 애스턴마틴 밴티지를 타고 한다. 후륜 구동 2인승 스포츠카로 V8기통 4.3ℓ 엔진은 380마력을 내뿜는다.

보조 운전자 역할로 지도를 보며 길안내를 하고 있는 콜리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국가마다 다른 언어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도로환경”이라며 “중국 등에서는 인솔자도 없이 아시안 하이웨이 지도에만 의지해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의 대장정은 메리디스가 2003년 영국에서 서울까지 GM대우 칼로스 승용차로 횡단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베이징대학 영어 강사로 초청받아 중국으로 가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친구인 GM대우 닉 라일리 사장의 후원으로 25개국 1만6000km를 칼로스로 횡단했었다.

메리디스는 “이때 횡단 소식을 들은 유엔 방콕 본부가 아시안 하이웨이 종주를 2005년 요청해 추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여행을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가 유럽보다 많은 아시아에서 어린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김태진 기자, 사진 〓양영석 인턴 기자

◆아시안 하이웨이=유엔은 아시아 국가 간 교류와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북한·일본·중국·베트남·인도·터키 총 32개국 총 14만km 도로의 연결을 추진 중이다. 현대판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불린다. 올 5월 일부 구간이 개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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